(사례) 최근 저금리대출을 알아보고 있던 A씨는 NH농협은행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대출을 권유하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이어 A씨는 사기범의 전화번호(02-1599-69xx)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대출 가능여부를 문의했다.
사기범은 A씨에게 "신용등급이 낮아 저금리대출이 어려우니 대부업체의 고금리대출 900만원을 받은 후 채권대위변제신청을 하면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보증하는 정부 지원 저금리대출 상품으로 전환해 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사기범의 요구에 따라 대부업체로부터 고금리로 9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사기범은 A씨에게 한국자산관리공사 및 NH농협은행 명의로 위조한 서류 등을 제시하며, 저금리로 대환하기 위해서는 본인명의의 기존 대출을 본인이 알려주는 계좌로 갚으라고 말했다.
A씨는 사기범에게 총 900만원을 송금했으나 사기범은 이내 잠적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금융회사 사칭'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액 비중이 작년 하반기보다 14%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월부터 4월까지의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 중 금융회사를 사칭해 고금리대출을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겠다며 대출금 등을 빼앗는 대출빙자형 피해액이 67%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년 하반기 53% 대비 1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그놈 목소리' 공개 이후 금융소비자의 정부기관 사칭형 사기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아지자 보이스피싱 수법이 대출빙자형으로 바뀌었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범죄조직이 자신을 검찰·금감원 직원이라고 속여 개인정보유출 등을 운운하며 대포통장으로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을 뜻한다.
특히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빙자형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고용불안 등으로 20대 청년들이 취업준비, 생활비 등을 위해 급전이 필요한 상황으로 몰리면서 사기위험에 노출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빙자형 사기범의 경우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 직원임을 사칭하며 실제 콜센터 번호와 유사한 번호로 전화를 건다"며 "실제 대출광고인지 보이스피싱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을 경우 해당 금융회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또는 정식등록 대출모집인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식등록 대출모집인 여부는 금감원 홈페이지 내 '대출모집인 통합조회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