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원구성 난항, 국회의장-野 3당 공조 놓고 與 반발

◆…새누리당 정진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우상호(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20대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갖겠다고 나서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4.13총선 결과로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맡는 것으로 협상이 진전됐지만 집권 여당 출신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관례'라는 이유를 들어 입장을 바꿨다.

특히 새누리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전날(31일)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 어버이연합 게이트, 정운호 게이트, 물대포 과잉진압으로 의식불명된 백남기씨 사건 등에 대해 공조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이 '야합'이라며 원구성 협상중단 선언을 한 상태다.

이에 야당은 반발하고 나서 오는 7일 예정된 20대 국회 개원이 불투명할 전망이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 "새누리당 입장이 선회해 국회의장직을 가져가야 한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테이블에서는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협상 과정에서 바뀌면 정상적인 협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야3당 간 공조한 사항에 대해 새누리당이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해 "여당은 야3당 수석의 회동을 문제 삼고 있는데 여당과의 원만한 협상을 위해 (야당 간에)선(先)협의하는 것이 협치 깨는 것은 아니다. 선 협의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 중이라도 (새누리당은)야3당과 정상적인 원구성 협상을 해서 20대 국회가 정상적으로 출범하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이 야3당 공조를 비난하며 협상중단 선언을 한 것에 대해 "야3당이 합의했다고 여당에서 협상을 않는다면 앞으로 야당이 하는 일은 모두 여당의 결재를 받으란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5개 야당 공조사안을 언급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침묵하면 협치냐"고 지적했다.

또 더민주가 이날까지 원구성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 선출 자유투표를 제안한 것에 대해 "우리 당에서도 자유투표하자는 의견도 많으니 검토?"라고 적으며 여당을 압박했다.

이어 "6월7일 법정 개원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무노동, 무임금'"이라며 "개원 협상 성공을 위해 기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진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해 원내1당이 아닌 집권 여당 출신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확립된 관례'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장은 여당이 하는 게 관례지, 야당 주장처럼 1당이 하는 관례는 없었다. 한 번 정도의 예외를 제외하면 여당이 하는 게 확립된 관례인데, 야당이 이걸 자꾸 깨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불과 한 석 더 얻었다고 의장을 맡겠다는 것은 더민주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여소야대라도 여당이 의장을 맡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무소속 탈당파들을 복당시켜 1당 탈환을 한 후, 국회의장직을 가져야한다는 당내 일부 주장과 관련해 "탈당자들을 복당시켜서 원 구성 협상에 유리하다면 고려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그런 게 전혀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탈당파 7명이 당장 모두 복당해 1당 지위를 회복해도 국회의장 선출이나 상임위원장의 8:8:2(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배분이 달라지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