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2일 지방자치단체의 감사결과에 대해 수감기관인 자치단체의 관심촉구로 감사결과 조치내용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지방행정을 책임진 16개 시·도 부단체장인 부시장과 부지사를 초청해 '자치행정 감사결과 설명회'를 처음으로 가졌다.
그러나 말이 '설명회'였지 실상은 지자체에 대한 질타의 자리. 전윤철 감사원장은 지방자치행정과 관련 인사말에서부터 "자치의식은 함양됐지만, 우리 지자단체에서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이벤트성 행사가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전 원장은 이어 "자치행정 감사 결과 상당부분 허례 허식이 수반되는 것들이 포함돼 있으며, 지역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중복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자체 관계자들을 몰아붙였다.
아울러 전 원장은 감사원이 지난해 감사를 벌인 ▲자치단체 제3섹터 출자법인 운영실태 ▲지방자치단체 기금운용실태 ▲관광자원 개발·관리시책 추진실태 ▲지방재정제도 운용실태 등에서 감사결과 나타난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 배경과 관련 "민선 광역단체장의 경우 아무리 감사원이라고 하더라도 책임을 묻는데 한계가 있어, 1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부단체장을 초청한 것"이라며 "부단체장들이 단체장들을 제대로 보필해 방만한 경영을 견제하라는 훈계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이 자리에서 "감사원장 취임후 기업불편신고센터를 설치해 1400여개의 밑바닥 민원을 접수했다"며 "접수된 내용 중엔 지자체가 등록·신고 사항을 허가·인가처럼 취급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실태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 원장은 "감사원이 지금까지는 선도차원의 시정에 주안점을 뒀지만, 소극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민원 처리 실태가 지속될 경우 결재권자까지 소급해 책임을 묻는다는 게 감사원의 입장"이라고 경고했다.
전 원장은 특히 "선거직인 지자체장의 경우 어떻게 보면 포퓰리즘에 빠질 수 있다"며 "공무원 출신인 부단체장들이 포퓰리즘에 기댄 지방행정을 지양하도록 중심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