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우상호 "양보했는데 뺨 때려" "새누리, 靑 아바타"
국민의당 "정진석 입장 변화, 독자적 생각 아냐"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청와대 개입설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차지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협상이 지연되자,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기로 했지만 새누리당이 이를 '꼼수', '야합'이라고 거부하고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더민주 등 야당은 원구성 협상에 대한 청와대 개입을 비판하며 날선 경고를 날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양보하면 당연히 새누리당의 수정제안이 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꼼수니 야합이니 하면서 오히려 더민주의 뺨을 때렸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양보한 당에게 수정제안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과하라면서 뺨을 때리는 이런 집권당은 처음 본다"고 일갈했다.
그는 "30년 정치사에서 이런 집권당은 없었다"라며 "수석부대표간 협상도 이틀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집권당이 몽니를 부리는 건 처음 본다"고 거듭 질타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총선에 패배한 집권당이 어떻게 이런 식의 협상태도를 가지고 올 수 있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청와대가 뒤에 있지 않고서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다"고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이어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배분에 간섭하는 게 사실이라면 이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간섭을 넘어 파괴다"라며 "정상적 협상을 파괴하는 모습에 전국민이 분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내대표 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도록 청와대는 빠져주시기 바란다"며 "거부권 정국에 이어 또 다시 정국을 파행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다면 더민주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를 향해 "의회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라"며 "원구성 협상에 손을 떼라"고 압박했다.
기 대변인은 20대 국회 개원 법정시한인 6월 7일을 강조하며 "새누리당은 지금 당장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더민주가 법사위원장을 양보하겠다고 결단한 것은 원구성 협상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며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꼼수', '시혜 베풀 듯'이라는 비아냥이었다, 절망적"이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이어 "야당이 원구성 협상을 애걸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또 (야당을) 만나지 않겠다며 몽니와 생떼를 부리는 여당이 어디 있느냐"며 "새누리당은 지금 당장 돌아와 달라.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거듭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기 대변인은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청와대 접촉 의혹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다고 청와대와 상시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자인했다"며 "청와대와 당이 대등한 관계가 아닌 '복종의 관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향해 "청와대는 여당 지도부를 못 믿겠다면 청와대가 직접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오는 주말까지 여야 모두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청와대는 협상에 손을 떼고 민생에 집중하라. 새누리당은 청와대 아바타로 남을 것인지 국민 속으로 돌아올 것인지 선택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당 역시 청와대 개입설에 무게를 실으며 여당을 압박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집권여당 국회의장'으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독자적인 생각만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취임하고 '제1당이 의장을 맡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여당 내에서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인 서청원 의원님께서 불출마 선언까지 했다"며 "때문에 국회의장직은 야당 쪽으로 양보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확증은 없지만, 여당이라는 게 근본적으로 청와대와 계속 업무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인데 다만 그 관계가 원내대표에게 어느 정도의 자율권을 주는가 하는 것이 문제"라며 "그동안 청와대가 여당을 소위 관리하는 상황들을 쭉 지켜보면, 재량은 거의 없이 운영해 온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총선을 치르면서 청와대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국민이 이런 것을 더 이상 원하지 않는구나, 이제는 당에 모든 자율권을 줘서 당신이 알아서 하시오, 이렇게 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지금 과거의 그런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