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날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한 배경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미 5월 고용지표 하락으로 금리인상 기대감↓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 구조조정 본격화→투자심리 경직
국내 경제성장률 4월 전망치 하회 전망…하방리스크 상승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전원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0.25bp 인하한 1.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국내외 경제 모멘텀이 낮은 데다 은행·조선업종 구조조정 등이 맞물려 인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5월 고용지표 하락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미뤘고, 일본도 소비세율 인상시기를 늦췄다. 유럽은 여전히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중국은 적극적 재정 집행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세계 경제에 구름이 끼었다는 것.
그는 "미국 5월 고용지표의 하락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떨어진데다 브렉시트(Brexit) 등 국외 변수가 있고, 국내 실물경제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부진한 국내 경제 여건도 금리인하의 배경으로 지적했다.
그는 "국내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소비 등 내수의 개선 움직임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했다"며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를 고려할 때 앞으로의 성장흐름은 4월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총재는 "수출과 고용이 심각하게 부진하다"며 "수출은 2014년 2억3000달러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8억달러, 올 1분기 -13억3000달러로 적자 전환했고, 2014년 60.2%를 기록했던 고용율은 지난해 3분기 60.9%로 고점을 찍고 4분기부터 지속적인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이 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1월 0.8%에서 2월 1.3%로 상승했다가 농산물 가격의 상승폭 둔화에 따라 3월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월 1.8%에서 1.6%로 하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지난달 통화정책 발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며 장기물 금리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예상이 바뀌면서 5월 이후 하락세다.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이 총재는 "하반기에는 하방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글로벌 교역 부진의 정도가 예상치보다 큰데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초읽기에 들어간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본격적이 될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의 구조조정이 소비주체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대해 이 총재는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되 금융안정을 더 우위에 둔다'는 계획이다. 그는 "기준금리 조정 과정에서 미국 금리인상, 브렉시트, 한국 기업구조조정 상황, 가계부채 정도를 면밀히 점검해 금리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