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다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75%에서 0.25%포인트 인하된 후 1.5%로 동결기조를 유지하다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됐다.
금통위는 국내 여건상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반짝 반등했던 국내 경기지수는 소비와 투자, 수출 부진에 막혀 다시 침체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더구나 해운·조선 등 경기민감업종이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경기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기 하강에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이 "이번에는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하강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지만, 여소야대로 추경편성이 쉽지 않아 한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어 총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불거질 경우, 급격한 외국인 자본 유출이 일어날 수 있고,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외변수다. 미국 금리인상 및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등 대외변수와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변동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린 뒤 미국이 금리를 올려 국내외의 금리 간격이 좁아지고, 이로 인해 국내의 외국인 투자금이 유출된다면 국내시장이 받을 충격파는 간단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대규모 '팔자' 행진을 벌였던 악몽을 꿨었다.
이뿐 아니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15~16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23일) 결정투표 등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어 국내시장에 가해질 충격파는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리 인하가) 경기에 영향을 줄 것 같았으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있었던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네 번 금리 인하를 했는데 그 때 이미 인하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등 우려를 잠재우는 것이 선행돼야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