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원자력안전기술원을 끝으로 120개 공공기관이 모두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완료했다.
2월 초 정부 권고안이 발표된 직후 성과연봉제 도입은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도입기관은 3월 2개, 4월 47개, 5월 67개 기관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이행률 95%를 넘겼다. 이 달에는 6개 기관이 '막차'를 타며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결정했다.
지난 14일 열린 '2016년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꼭 필요하다"며 "연공서열식 호봉제로는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하기 어렵고,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도 힘들다"고 도입을 독려했다.
이에 기관뿐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성과연봉제를 '당연히' 도입해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심상정 정의당(경기 고양시갑) 의원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한 52개 기관이 현재 노동조합의 결의를 생략하거나 불법적 동의를 받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해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한국산업은행, 근로복지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고용정보원, 보훈복지의료공단,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중부발전 등 7개 기관은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결정해 부당노동행위 고발, 근로기준법 및 단체협약 위반 혐의로 노동청·검찰에 고소·고발된 상태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소비자원, 국민연금공단, 한국조폐공사 등 22개 기관도 같은 혐의로 근기법 고소·고발 예정이며,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19개 기관은 법적 대응을 검토·준비 중이다.
불법 동의를 받아 성과급 연봉제를 결의한 기관도 4곳이나 된다.
심상정 의원의 조사 결과, 인천항만공사는 조합원 투표가 부결되자 지난 5월 2일 경영진이 노조위원장을 감금 및 협박해 노조가 사무국장을 사문서 위조죄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한국수자원관리공단도 이사장이 노조 임원을 감금한 후 성과급 도입에 대한 동의를 강요하고 대의원을 협박한 혐의로 노동청에 고발됐다.
이밖에 예금보험공사는 조합원 동의 없이 노조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성과급 도입에 합의했고, 한국감정원은 공개 여론조사를 실시해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은 "최근 공공기관 이사회 결의로 도입된 성과연봉제는 노동자들의 기존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유효하려면 노동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 입법조사처를 통해 받아낸 답변서에도 이사회 결의만으로 통과된 성과연봉제는 노동관계법상 위법의 소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