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열린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현행 실손의료보험 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개인별 의료이용량과 연계해 보험료를 차등 부과해야 한다"며 "실손 무사고자·보험금 미청구자에 대한 보험료 할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보험과 같은 보험금 수령 실적과 연계한 개인별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손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환자의 본인부담 의료비를 포괄적으로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현재 약 32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비급여 부문의 과잉진료 등 도덕적 해이와 실손보험금 지급관리체계의 미비로 손해율이 급등해 보험료를 인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제도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 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소비자 선택권 제한 ▲도덕적 해이 ▲비급여 관리체계 미비 등을 지적했다.
그는 "실손의료보험 단일 상품의 포괄적 보장 구조로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 보장이 제한되고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소비자는 희망하지 않는 고가 의료서비스까지 보장하는 상품을 보험료를 추가 부담해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의료기관들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에게 고가 의료서비스 등 과도한 비급여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일부 과도한 의료서비스 이용자의 비용이 대부분 선량한 계약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게 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중 보험금을 수령한 고객의 비율은 23.2%이며 이중 대다수(83.4%)는 100만원 이하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또 정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의 특약형 위주 판매 관행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편의성이 침해된다고도 지적했다.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계약 건수는 현재 3.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정 연구위원은 ▲보험료 차등 부과 ▲기본·특약 상품구조 개편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손 무사고자와 보험금 미청구자에 대해서는 보험료 할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자동차보험과 같이 보험금 수령 실적과 연계한 개인별 보험료 할인·할증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손의료보험의 상품 구조·운영과 관련해 필수적 성격의 '기본형'과 선택적 성격의 '특약형'으로 이원화된 보장 구조 방식으로 상품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과잉진료가 우려되거나 소비자의 선택 의료 성격이 강한 비급여 항목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별도 특약을 통해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도수치료와 고주파 열치료술, 자세교정, 상급병실료 등이 해당된다.
이밖에 그는 이날 세미나를 통해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의 가입·판매 활성화 ▲실손 보험금 통계 인프라 재정비 ▲비급여 의료 정보의 표준화·사용 의무화 추진 ▲공보험과 연계한 비급여 관리체계 구축 ▲의료기관과 보험회사 간 실손보험금 온라인 청구 시스템 도입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