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심사 및 담보 조사 과정까지 생략…해킹사고 72건 금융당국에 감췄다 '들통'
신한은행이 1인 소유 기업 2개에 총 220억원대의 부실대출을 했다가 거액을 떼일 위기에 놓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대출은 대출 심사 및 담보 조사 과정을 생략한 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이 대출 부실심사, 직무전결기준 미준수, 해킹·대고객 서비스 정지 사실 금융당국 미보고 등 혐의로 기관 개선 3건 및 경영유의 5건 등 중징계 조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은행 A 금융센터는 2013년 3월 차주사가 스포츠센터를 매입하는 데 필요한 190억원의 매입자금 중 140억원을 대출해줬고 나머지 50억원에 대해선 자기자금의 조달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는 등 여신심사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신 취급 시 차주사와 체결한 여신거래특별약정에 따라 반기마다 외부 회계법인의 회계보고서를 징구해야 함에도 이를 빠뜨렸다.
이 차주사의 경영실권자 B씨가 대표로 있는 C스포츠센터를 매각해 15억원 이상을 일시상환하기로 했었지만 이 스포츠센터는 2014년 상반기 중 폐업했고 차주사의 주식에 질권이 설정돼 분쟁의 소지가 있었음에도 신한은행은 조사 과정을 생략했다.
은행법 및 은행업감독규정은 은행이 여신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차주의 재무상태, 미래 채무상환능력 등에 대해 철저히 평가한 후 대출해 주도록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신한은행은 또 여신취급 시 직무전결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부실한 심사로 80억원대 특혜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 A 금융센터는 D 회사와 E 회사가 타은행에서 128억원을 대출받은 후 37억5000만원을 추가 대출받지 못해 신한은행으로 이전했으므로 면밀한 심사를 했어야 하지만 심사를 생략하고 2015년 1월 D 회사에 42억3400만원, E 회사에 42억5300만원 등 총 84억원8700만원을 대출해 줬다.
당시 A 센터는 D·E 회사의 여신을 동시에 심사하면서 두 법인이 특수목적법인(SPC)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1인이 지배하는 회사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보전 방식도 동일하기 때문에 각각의 여신을 합산해 부장심사역협의회 의결을 거쳐야 했지만 별도의 차주로 구분해 전결권한이 낮은 심사역협의회 의결만 거치고 대출을 해줬다.
신한은행은 이와함께 해킹사고 수십건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2012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신한은행은 해킹 등으로 발생한 사고 263건 중 72건을 금융당국에 보고 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정보처리시스템 또는 통신회선 등의 장애로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대고객서비스가 10분 이상 중단 또는 지연된 사고 25건 중 17건도 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