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왼쪽), 더불어민주당 우상호(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 與, 조응천 빌미로 면책특권 수정 집중공세…野 강력 반대
새누리당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일환으로 내놓은 '면책특권 수정'과 관련해 야당이 '행정부 견제 기능 약화'를 명분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은 'MBC 고위 간부가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가 허위로 드러나 사과까지 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을 정조준,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에 대해서도 헌법 규정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수정을)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면책특권은)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 것"이라며 "무책임한 허위폭로나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폐해에 대해 국회 자체 징계나 소속 정당 징계로 책임을 지우는 것은 면책특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조 의원과 현직 경찰서장의 개인 신상 자료 제출을 요구한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을 겨냥하며 "국회의원의 허위 폭로, 갑질 같은 것도 개혁 의제로 다뤄져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민주를 비롯한 야당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삼권분립을 위한 헌법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 여당 공세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 의원의 허위폭로를 의식하며 "초선 의원의 실수가 있었다고 해도, 이를 빌미 삼아 국회의 권력 견제 기능을 제약해서는 안 된다"며 면책특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우 원내대표는 "면책특권을 약화시킨다면 야당이 사법부를 두려워 어떻게 권력을 견제하겠느냐"며 "작은 실수 때문에 큰 제도를 손보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조 의원에게 허위폭로와 관련해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는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권은 정권의 실정과 살아 있는 권력을 비판할 무기를 포기하자는 게 아니다"며 "면책특권에 관해서는 포기할 수 없는 국회의원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면책특권을 아예 없앤다고 하면 국회가 마비되고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거가 없고 그 사실이 허위라고 하면 윤리위원회 등에서 그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면책특권을 보장하되 거듭 그런 것이 사실이 아닌 허위폭로라고 하면 윤리위원회에서 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이뤄질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4일 대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한 상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시동 상법개정안…여야 의원 120명 공동발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4일 대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재벌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는 것과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즉 반칙과 횡포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즉각 상법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당 정책위와 함께 기업 총수 견제기능 강화, 소액주주의 경영 감시 활성화, 사외이사제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준비해왔다.
상법 개정안은 김 대표의 20대 국회 첫 대표 발의 법안으로 더민주 107명을 비롯해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 12명이 참여해 120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 자회사 경영진의 부정행위가 있을 때 모회사 발행주식의 1% 이상을 가진 주주들이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투표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 소액주주들이 원격으로 의결권을 행사토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방식과 달리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도 역시 도입했다.
이사 3명을 뽑는다면 1주당 3표를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앞서 강조했던 사외이사제도 개선책으로 전직 임직원의 사외이사 취임 제한 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기존 사외이사들 역시 6년 이상 연임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사주조합에서 추천하는 1인을 의무적으로 선출하도록 해, 사외 이사진 구성에 근로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포용적 성장이 시대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제도적 개선이 미흡하다"며 "개정안을 통해 근로자와 소액주주의 경영감시·감독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