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로고
검찰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그룹 회장을 출국 금지했다. 지난 7일 신영자 이사장을 구속한 이후 나온 조치로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더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은 8일 신 총괄회장 부자에 대해 횡령·배임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이유로 출국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결과 신 총괄회장 부자는 롯데그룹의 여러 계열사를 통해 매달 200~300억원씩의 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출국 금지는 지난 6월10일 검찰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신동빈 회장 자택 등 17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지 28일 만이다.
검찰은 또 계열사 간 자산 및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횡령·배임 등을 확인하기 위해 6월14일 롯게건설 등 계열사 10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부동산이 그룹 계열사를 통해 부풀린 가격에 거래되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는 이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와 롯데미도파, 롯데역사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스위스 특수목적법인(SPC) '로베스트'가 소유한 주식을 실제 가치의 2배가 넘는 고가에 사들인 혐의로 확대됐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는 롯데그룹의 중국 투자에까지 뻗쳤다.
검찰은 롯데쇼핑이 홍콩법인인 롯데쇼핑홀딩스를 통해 최근 5년간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30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으며,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국세청을 통해 확보한 세무자료와 롯데그룹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회계장부를 분석해 롯데쇼핑이 중국 투자 과정에서 횡령·배임을 저지른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케미칼(옛 호남석유화학)이 2010~2013년 협력업체의 홍콩 자회사를 통해 석유화학 원료를 수입하면서 거래에 불필요한 일본 계열사를 중간에 끼우는 수법,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모두 200억원에 달하는 해외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에 대한 수사는 롯데케미칼 측의 자료 제출 거부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측은 검찰의 자료 요구에 대해 일본 롯데물산 주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이에 검찰은 일본 사법당국에 사법공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번에 걸친 압수수색과 신영자 이사장의 구속에 이어진 검찰의 이번 출국 금지 조치가 롯데 그룹 수사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검찰은 그 동안 이인원 정책본부 부회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그룹 및 계열사 핵심 임원들만 출국금지했지만, 이번에 신 총괄회장 부자에 대해서도 출국 금지 시킴으로써 그 동안의 수사에 상당한 성과가 쌓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재계와 법조계는 그룹 및 계열사 임원과 신동빈 회장 등에 대한 소환이 뒤따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