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납세자 수정신고 빨아들여 소멸시키는 '증액경정처분'
납세자의 수정신고 후 국세청의 증액경정처분이 있으면, 수정신고는 증액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수정신고에 대한 경정(환급)청구는 대상이 소멸, 부적법하게 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 부장판사)는 최근 P씨가 종합소득세 환급청구를 거부한 국세청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당초 신고나 결정은 증액경정처분에 흡수되어 독립된 존재가치를 잃게된다"며 P씨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세청은 A스틸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A스틸이 지난 2008년 A스틸 싱가폴에 중개용역비 명목으로 11억원 가량을 지급했으나 A스틸 싱가폴로부터 실제로 중개용역을 제공받았다고 볼 만한 증빙자료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A스틸에게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의해 법인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판단해 부과제척기간 10년을 적용해 법인세를 부과하고, A스틸의 실제 소득귀속자인 P씨에게 중개용역비 상당액을 상여처분하고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했다.
그 후 국세청은 P씨가 중개용역비 외에 중개수수료 4200만원을 신고 누락한 것을 발견하고 이를 P씨의 수입금액으로 산입해 2015년 5월1일자로 P씨에 대해 2008년도 귀속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했다.
한편 P씨는 2015년 6월23일 최초 신고한 수입금액에 세무조사 결과 누락된 것으로 드러난 중개용역비를 산입해 2008년도 귀속 종합소득세 3억6000만원을 수정신고했다.
그 후 국세청은 P씨가 수정신고를 하면서 국세청이 중개수수료를 수입금액에 산입해 과세 처분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5년 7월1일자로 이를 반영한 2008년도 귀속 종합소득세(증액경정처분)를 부과했다.
그러나 P씨는 증액경정처분이 있은 후인 2015년 8월31일자로 국세청에 부과제척기간이 10년이 아니라 5년이 적용되어야 한다며 "소득금액변동통지는 부당하므로 P씨가 수정신고를 하면서 추가 납부한 종합소득세를 환급해달라"는 취지의 경정청구를 했으나, 국세청은 이를 거부했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P씨가 2015년 6월23일자로 한 수정신고는 2015년 7월1일자 증액처분에 흡수돼 소멸됐으므로, P씨가 제기한 수정신고에 대한 경정청구는 그 대상이 잘못된 것으로 부적법하다"며 P씨이 청구를 기각했다. [참고 판례 : 2016구합2076]
▲父에게 빌려준 돈, 상속세 공제 받으려면…
아버지 사망 후 상속재산을 신고하게 된 아들이 아버지에게 빌려준 돈이 있다며 상속재산 가액에서 이를 공제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입증이 필요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J씨가 제기한 상속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빼는 채무는 그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이 상속세 과세가액을 다투는 납세의무자 측에 있다"며 "J씨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아버지의 J씨에 대한 채무가 실제로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J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J씨의 아버지는 지난 2006년 12월 송파구 잠실에 있는 주공아파트를 취득해 사망할 시점인 2012년 12월10일까지 소유하고 있었다.
J씨는 2013년 6월 상속재산가액 11억원에서 채무 등 5억원을 공제해 산출한 상속세를 신고했으나, 국세청은 상속세 조사 실시 결과 상속채무 신고액 5억원 중 J씨 아버지의 J씨에 대한 채무 3억원을 공제 부인하고 상속세를 고지했다.
J씨는 잠실에 있는 아파트를 사들일 당시 아버지가 7억원을 빌려갔고, 그 중 3억원을 갚았으며, 사망 당시 4억원의 빚이 남아 있었다며, 이 빚은 상속재산 가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J씨 아버지 명의 은행계좌에 입금된 현금 4억6200만원을 J씨가 입금했다거나, J씨가 아버지에게 이 돈을 빌려준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금 4억6200만원 중 4억원에 한해 J씨가 빌려준 돈이라고 볼 근거도 없으며, J씨가 아버지와 공정증서를 작성할 당시 대여금액을 7억원으로 기재하지도 않았다"고 확인했다.
한편, J씨는 아버지의 사망 직전인 2012년 10월4일 아버지에 대한 4억원의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잠실의 아파트를 가압류했고, 가압류 결정정본은 2013년 1월1일 J씨 아버지에게 공시송달됐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부동산 가압류의 피보전채권은 보전처분의 긴급성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증명이 아니라 소명되기만 하면 충분하고, 이 사건 가압류 결정은 J씨가 그 부친인 피상속인을 상대로 신청한 것으로 피상속인이 사망한 2012년 12월10일 이후에 결정정본이 공시송달돼 이에 대한 피상속인의 이의신청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J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채무가 실제로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J씨의 청구를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구합83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