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 소재 코오롱 본사 전경.
조사팀 추가투입, 조세범칙조사 전환…전방위 압박
그룹 경영진 검찰 고발 현실화되나…관심 집중
코오롱 그룹(회장 이웅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칼날이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그룹 최고경영진에 대한 검찰 고발 및 사법처리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세청은 최근 코오롱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기간을 3개월 연장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지난 4월 중순 시작된 코오롱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는 당초 6월 중순까지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코오롱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의 성격을 명백한 조세탈루 혐의가 발견될 경우, 고발(조세범처벌법 위반)을 전제로 실시하는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면서 조사기간을 대폭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사기간 연장 과정에서 조사팀을 추가로 투입하는 한편, 조사대상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추가적인 자료영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역량' 대폭 강화한 국세청, 왜?
코오롱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는 지난 4월 중순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자체적으로 수집 분석한 탈세혐의를 토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국세청의 '중수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조사요원들이 투입됐고, 코오롱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코오롱과 그룹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핵심 계열사이자 이웅렬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상무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타겟이 됐다.
조사 착수 시점 국세청은 조사요원들을 대거 동원해 회사 내부에 비치되어 있는 각종 회계 및 세무관련 자료는 물론 이웅렬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모두 뒤져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들을 모두 영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업종과 명칭을 변경한 코오롱아우토(前 네오뷰코오롱)에 대한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유상증자)하는 과정에서 연구개발비와 접대비, 인건비 등을 비정상적으로 회계처리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상속세 포탈 의혹(2014년 이동찬 前 코오롱 명예회장 보유지분 상속) 등 여러 갈래의 해석이 흘러나왔었다.
재계는 국세청이 코오롱 그룹에 대한 조사역량을 대폭 강화한 것은 명백하고 광범위한 세금탈루 혐의를 붙잡은 것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당초 예정됐던 기간 동안의 조사로는 모자랄 만큼의 혐의점들을 대거 발견, 그룹 경영진에 대한 검찰 고발 및 사법처리를 전제로 한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한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조사기간을 늘리고, 조사팀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 이 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2~3달 가량의 조사기간 동안 밝혀낸 혐의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조사기간을 연장하고 조사팀을 추가투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조사기간 연장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세청의 방침인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코오롱과 롯데, 공통점은 'MB정권'
재계 안팎에서는 코오롱 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국세청의 사정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롯데그룹과 맥락이 유사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지난 정부(이명박 정권) 시절 수혜를 받은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만사형통' 이상득 전 의원이 코오롱 그룹으로부터 24년 동안 자금을 지원해 온 점, 이명박 정권 시절 이웅렬 회장이 대기업 사주로는 이례적으로 2년 임기의 대통령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한 점 등 지난 정권과의 유착의혹으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속적으로 롯데그룹과 함께 대대적인 사정 대상 기업으로 꼽혀 왔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국세청으로부터 대대적인 심층(특별)세무조사를 받고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이 수 백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했었다.
재계 관계자들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코오롱 그룹도 롯데그룹의 전철을 밟아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이웅렬 회장을 포함한 그룹 경영진에 대한 검찰 고발로 이어지고, 검찰의 추가적인 수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한편 코오롱 그룹은 세무조사 진행상황 등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함구'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