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린 8월 첫째주 토요일, 제53회 세무사 2차시험이 전국 12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그동안 응시자들의 발목을 잡았던 회계학 2부 난이도는 진정된 모습이였지만, 사례판단 위주의 세법학 1부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을 진땀나게 했다는 후문이다.
입추(立秋)를 하루 앞둔 지난 6일(토), 폭염 속에서 제53회 세무사 2차시험이 진행됐다.
오전 9시30분부터 장장 8시간의 고된 레이스를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의 반응은 "예년과 비슷한 가운데 세법학 1부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그동안 회계학 2부가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것에 비하면 세법학 1부가 새로운 '복병'으로 출연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회계학 2부의 과락률은 응시자 대비 70.64%를 기록해 회계학 1부 23,60%, 세법학 1부 29.94%, 세법학 2부 43.47% 과락률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2014년에도 회계학 2부 과락률은 무려 75%를 기록함으로써, 회계학 1부 49.76%, 세법학 1부 33.17%, 세법학 2부 62.23%의 과락률보다 월등히 높았었다.
하지만 올해 고사장을 빠져 나온 수험생들은 하나 같이 세법학 1부를 '과락률 1순위 과목'으로 손꼽는 모습이었다.
올해 처음 2차시험에 도전했다는 A수험생은 "세법학 1부에서 부당행위계산의 부인과 업무무관가지급금 관련 법인세 문제가 나왔는데 지문이 1페이지나 되었다"며 "평소보다 문제 길이가 길어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B수험생 역시 "세법학 1부에서 사례판단 문제가 많아져 어려웠다"며 "특히 국기법에서 후발적 경정청구를 구하는 문제였는데 그 부분도 법인세 문제처럼 지문이 길게 나왔다"고 혀를 내둘렀다.
세법학 1부에 대한 평가는 유예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사장을 빠져 나온 C수험생(유예생)는 "세법학 1부가 논리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게 했는데 단순 법령 암기식으로는 풀기 힘들었다"며 "예컨데 소득 유형이 기타소득인지 아닌지를 본인이 직접 판단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게끔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외 다른 과목에 대한 수험생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였다는 평이 많았다.
D수험생은 "세무회계 부분에서는 소득세 부분이 쉬웠고 부가세는 작년이랑 유형이 똑같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함께 고사장을 나온 E수험생 또한 "전체적으로 세법학 1부가 극강으로 어려웠을 뿐이지, 오히려 회계학 2부는 작년보다 쉬웠고 회계학 1부도 평이하게 출제된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다른 F수험생은 "상대적으로 세법학 2부 (개인적으로)준비가 덜된 것 같다"며 "조특법 문제가 '벤처기업 투자요건'으로 나온 것 같은데 동차라 준비를 많이 못했고, 지방세와 개별소비세 부분도 기본적인 것만 준비해 왔는데 막상 시험문제를 보니 좀 더 자세히 공부하지 못했던게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2차 시험은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중부 등 6개 지역 12개 고사장에서 치러졌으며 ▲1교시 회계학 1부(오전 9시30분~11시) ▲2교시 회계학 2부(오전 11시30분~오후1시) ▲3교시 세법학 1부(오후 2시~3시30분) ▲4교시 세법학 2부(오후 4시~5시30분)순으로 진행됐다.
630명 규모의 최소선발인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세무사 2차 시험은 과목별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을 얻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제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기준점수 이상을 획득하는 응시생이 최소선발인원보다 적어 실질적으로는 630명을 선발하는 상대평가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합격 커트라인은 평균 52.25점이었다.
올해 1차 시험 합격자가 2988명으로 예년 대비 1094명 늘어난 것임을 감안할때 최소합격인원(630명) 대비 산출 경쟁률은 지난해 8.8대 1보다 상승한 9.2대 1로 보인다.
이번 세무사 2차 시험 합격자 발표는 11월 2일 오전9시에 발표될 예정이며, 한국산업인력공단 세무사 홈페이지(www.q-net.or.kr/site/semu)에서 60일 간, ARS 자동응답전화(1666-0100))에서 4일간 무료로 확인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