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기요금 폭탄'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해 야당이 거듭 개편의 목소리를 내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가정용 전기요금은 전력사용량에 따른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총 6단계로 나눠 사용량에 따라 1kwh당 적용 요금이 늘어난다.
1단계(0~100kwh)는 1kwh당 60.7원인데, 6단계(501kwh 이상)의 경우 700.9원으로 1단계와 6단계차가 11.7배다. 누진배율이 미국(1.1배), 일본(1.4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일반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전기요금은 각각 kwh당 105.7원, 81원으로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아 가정용 전기요금만 '폭탄'이 되는 셈이다.
특히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력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해 일반가정의 전기료 부담이 커져 누진제 개편 주장이 커지고 있다. 누진제의 불합리성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이 한국전력공사(한전)를 상대로 전기요금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이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일 하루 만에 1300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정용 전기에 적용되는 누진제, 이로 인한 산업용 전기요금과 가정용 전기요금의 불균형에 대해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손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변재일 정책위의장도 "그동안 누진제 개편을 논의하다가도 일부 계층의 추가부담 문제로 논의가 중단된 것도 확인했다"며 "결국 산업용 전기를 포함해 종류별 요금 전체에 대해 함께 접근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실제로 누진배율을 제한하고 누진단계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6단계인 누진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누진배율 역시 11.7배에서 2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누진제 간소화로 한국전력의 수익구조 악화 우려도 나오지만, 이는 산업용 전기료를 조정해 막을 수 있다"며 "지금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기요금을 할인받으며 굉장한 특혜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역시 전기세 누진제 개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진단계를 6단계에서 4단계로 완화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총회에서 "누진단계를 조정하자는 우리당의 주장에 아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우리가 누진제가 가장 심하다. 이를 알고 있다면 국민의당의 건의를 받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누진폭탄을 국민들에게 덮어씌워서는 안 된다"며 "국민도 공정한 요금체계를 바탕으로 쾌적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인 장병완 의원은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한 수익금으로 재벌에는 전기를 할인특판 한다"며 "우리처럼 가정용에만 일방적 고통을 요구하는 징벌적 누진제 정책은 전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없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