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른바 '서별관 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안) 처리에 빨간불이 커졌다.
당초 여야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예결위는 추경안에 대한 정책질의도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인 채택과 관련해 여야가 대립각이 세움에 따라 합의한 날짜에 추경안이 처리가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마련된 예결위 전체회의는 조선해운 구조조정 청문회(23~25일 예정) 증인·참고인 명단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행됐다.
야당은 '증인 채택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예결위 가동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등을 반드시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대우조선에 대한 정상화 자금 지원을 결정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핵심인사라는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 추경이 조선해운산업 지원을 위한 것인데 청문회가 부실해진다면 추경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서별관 청문회 증인채택과 관련해 "여당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국회 일정에 협력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같은 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서별관회의 청문회에 최경환, 안종범, 홍기택, 이른바 최·종·택 트리오가 나오지 않으면 그것은 청문회가 아니다.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이른바 3인방(최경환, 안종범, 홍기택) 출석은 불가하다는 방침. 새누리당은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망신을 주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흠집을 내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인 누구누구를 부를 것이냐는 것은 어떻게 상임위 현안 청문회를 운영할 것이냐가 결정된 이후 정리돼야 할 문제"라면서 "예결위가 오늘(18일) 재가동될 수 있도록 야당이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도 연일 추경안의 국회 처리를 호소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지난주(12일) 여야가 합의한 대로 오는 22일에 추경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국민, 국회, 정부 모두 힘을 모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조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약 0.3%포인트 올리고 6만8000개의 일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예결위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추경안 조정소위원회를 통해 세부심사를 할 예정이나, 야당이 증인 채택 합의가 안 되면 예결위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경안에 대한 부실심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