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경영관리단이 유흥업소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흥청망청 쓰고도 '솜방망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경영관리단은 산업은행이 출자전환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파견된 산은 하부조직이다.
23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하부조직인 경영관리단의 업무추진비 불법유용 대해 감사원 지적을 무시한 채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데 그쳤다. 감사원은 당해사건을 보고받은 뒤 위반사항을 조치하라고 산은에 통보했다.
그러나 산은은 자체감사를 거쳐 관련자 2명에게 '견책'을, 6명에게는 '주의촉구' 처분을 내렸을 뿐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이 지적한 것에 비해 산업은행의 자체감사 결과는 양과 질 모두에서 현저히 떨어진다"며 "산은은 규정 위반과 관련해 8명에게만 징계처분을 내렸으나 감사원 자료를 보면,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 곳에서 지출이 이뤄진 사례가 7개 회사 총 15명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말이나 공휴일, 연가 중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직원도 13개 회사 총 26명으로 집계됐다"며 "업무추진비 한도를 초과해 사용한 이들도 9개 회사 총 18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박용진 의원은 "산업은행 취업규칙을 보면 견책은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이고 주의촉구도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될 때 내리는 처분이다"며 "징계 대상자로 올린 8명 가운데 4명은 퇴직자라 실효성이 없다"고 첨언했다.
박 의원은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도 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산은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라며 "구조조정 청문회에서 산업은행의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