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금수저 봉사활동' 사과…"1순위 현안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아들의 자원봉사 특혜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이날 조 후보자 장남이 중·고등학교 재학 당시 조 후보자가 근무했던 기획예산처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반 학생들보다 봉사활동 시간을 많이 인정받은 것을 지적하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일반 학생들은 봉사활동 기간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데 후보자의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지금의 눈높이에서 보면 신중치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사과하는 건가"라고 거듭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일반 학생들의 봉사활동 실적을 보면 소방서·경찰서·동사무소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하루 1시간 이상 이수시간을 인정받지 못 한다"며 "하지만 후보자의 아들은 본인이 근무하는 부처에서 하루 6~8시간 씩 이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제가 기획예산처에서 근무할 때 아들이 자료를 입력하고 컴퓨터 작업을 했다. 이 일이 결코 쉬운 게 아니고 하루 종일 상당한 노력이 든다"며 "봉사활동도 안 하고 확인서를 발급받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직원 자녀대상으로 봉사활동 모집공고가 있어서 하게 됐다"며 "그 당시 저희 아이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다른 자제들도 내부 통신망에 올라온 봉사활동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고는 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가 1985년 행정고시 합격 후 총무처·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 등 대부분 경제부처에서 일해 온 점과 관련해 환경부 수장으로서의 '전문성'과 '철학'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야당은 경제부처의 '트로이 목마', '대독 장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경제 우선논리로 일관해왔던 공직자가 아닌가"라면서 "환경부가 거추장스러우니까 경제부처에서 '트로이의 목마'로 조 후보자를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신창현 의원 역시 조 후보자가 경제부처에 오래 근무해 경제논리에 친화적인 장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의원이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싸움닭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자, 조 후보자는 "환경을 지키는 싸움닭이 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역시 "조 후보자의 발언에 국민의 생명·안전에 대한 각오가 있는데, 본인이 쓰기보다는 부하직원이 쓴 것 같다. 대독 장관이 되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환경생태에 대한 공감이 필요한데 조 후보자의 이력에선 그런 것을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기재부를 설득하는 것은 잘 할 수 있지만, 환경부 장관으로서 종합적인 관점이라는 이름하에 비환경적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으냐는 우려가 상존한다"며 "환경부 수장으로서 어떤 것이 바람직한 관점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기재부에서 근무하면서도 사회, 환경, 교육, 복지, 고용과 같은 사회분야에서 근무를 많이 했고 관계부처와의 이견조정 등 업무를 해왔다"며 "환경가치를 우선하면서 경제·개발 부처의 주장하는 바에 조화와 균형이 있도록 하고 부처 간 이견에 대해선 소통하면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후보자는 환경부의 가장 시급한 환경현안으로 가습기살균제, 미세먼지, 녹조, 폭스바겐 사태를 꼽았다.
조 후보자는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1순위로 해결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게 신속히 조사판정을 내리고 가용한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제도상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살생물제법(Biocidal Products Regulation, BPR) 마련 등 근원적인 제도를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저감장치 조작에 대해 "범죄행위"라며 부도덕한 상술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녹조현상 확산에 대해서는 "녹조 발생을 줄이기 위해 과학적 규명을 해나가는 동시에 수계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조류차단막 설치 등으로 먹는 물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지난 6월 정부 합동으로 수립한 후속대책의 조속한 추진을 강조하며 "석탄발전소는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강화하고, 신설할 때는 설치기준을 원칙적으로 적용할 것이다. 한중일과 함께 환경정보를 공유하고 미세먼지 측정망을 확충해 예보제의 정확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