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대표가 29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예방했다.
◈ 추미애 첫 날, 박정희 묘소 참배-세월호 농성장 방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대표의 행보가 야당의 선명성 강화에 맞춰지고 있다.
추 대표는 29일 당 대표로서의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연달아 참배하고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또한 야권과는 '통합과 공조'를 정부와 여권을 향해서는 '민생 압박'과 정부 실정을 지적했다.
특히 추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 후 공식 일정으로 13일 동안 단식 중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전해철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특별조사위 (기한) 보장과 특별법 개정 요구를 하며 유가족이 다시 단식을 시작했고 그 단식이 13일째"라고 지적하자, 추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비공개회의로 전환하기 직전 "(유가족 단식이) 굉장히 안타깝고 13일째 단식이면 생명마저도 위험한 상태"라며 "우리가 이 회의를 마치고 유가족들 계시는 곳으로 한 번 가서 단식 중단을 설득해 우리 당이 문제를 푸는데 노력하겠다고 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유가족 방문을 희망했다.
이에 이어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추 의원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국민의 박지당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을 차례로 만나며 야권에는 정권교체를 위한 '통합과 공조'를, 청와대와 여당에게는 '민생과 소통'을 강조했다.
먼저 정 의장을 찾은 추 대표는 "의장님께서 당대표직을 하시면서 당이 어려울 때 굉장히 당력을 모으셨다"며 "앞으로 험난할 텐데 제가 자문도 구하고 하겠다. 많이 좀 도와 달라"고 통합을 위한 조언을 요청했고 정 의장은 "뭔가 변화를 감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며 "통합의 정치를 잘 선보여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국민의당 박 위원장과는 야권통합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추 대표는 박 위원장과 한 차례 덕담을 주고받은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하라'는 유언을 언급하며 "통합을 해야 힘이 생기고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다는 깊은 뜻이 담겼다"고 거듭 압박했다.
추 대표는 "제가 집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오게 하는 가을 전어처럼 당을 통통하게 살찌운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합칠 땐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처음부터 한 방 먹이네"라고 농담으로 응수했다.
또 정의당 심 대표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 야당끼리 더 '찰떡공조'를 해서 민생의 대변자, 민생의 지킴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서별관회의 청문회와 세월호 특별법 연장,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요구 등 주요현안에 대한 양당 간의 공조를 약속했다.
추 대표는 "(더민주와 정의당은) 자매정당 같다. 하는 일도 자매 같은 마음으로 (추진해서)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자"고 말했고 심 대표는 이에 "원래 강한 야당이 있어야 여당도 책임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 대표를 만난 추 대표는 "특히 이 대표는 집권당의 대표로서 당·정·청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니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며 "야당 대표로서 국민이 바라는 것을 잘 전할테니 제 목소리를 국민의 소리로 이해하고 잘 경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제가 민생과 관련된 부분은 확실히 잘하겠다"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만은 추 대표께 정말 부탁도 많이 하고 사정도 해서 계속해서 대화하고 항상 말씀을 잘 귀담아듣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추 대표는 김재원 정무수석과의 만남은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 방문으로 3분 만에 끝내기도 했다.
김 수석은 이날 국회를 방문에 8 ·27전대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추 대표에게 박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님께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수석께서 야당의 목소리도 대통령님께 잘 전달해주는 창구 역할을 맡아 달라"고 당부했고 김 수석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 野, 누리과정 지원 추경안 단독 통과…與 "묵과하지 않을 것"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 예산논란을 빚었던 누리과정 예산이 다시 여야 갈등사안으로 떠올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에 쓰도록 편성한 2015년 세계잉여금(국고에서 1년에 실제로 수입된 금액에서 지출된 금액을 뺀 이후 국고에 남는 출납 잔액) 잔액 1조2000억원 중 6000억원을 시도교육청이 지방교육채 상환에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했지만) 지방교육채 상환을 위해서 이자든 원금이든 6000억원을 증액해 편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교육부 소관 추경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새누리당 의원들과 정부는 국가채무를 지방채무와 연계시켜선 안 된다고 반대한 바 있다. 이 돈을 모두 국채 상환용도로 쓸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지방채무의 상당수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보고 지방채 상환을 강조했다.
정부는 추경으로 책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조9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누리과정 예산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지만, 시도교육청은 이 돈이 내년 교부금을 당겨쓰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시도교육청은 추경에 포함된 국가 채무상환용 1조2000억원 중 일부를 그동안 사용한 누리과정 예산 등에 따른 지방채 상환용으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장해왔다.
야당이 누리과정예산을 지원하는 추경안을 단독처리하자 새누리당 교문위 소속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화견을 열고 '야당의 일방적인 날치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염동열 새누리당 간사는 "유성엽 위원장 및 야당 의원들은 합의없이 다수에 의한 날치기를 진행해 20대 국회의 여야 협치를 파탄시켰다"며 "특히 지방채 상환을 위해 6000억원을 편법 편성한 것은 국가 채무는 국가가, 지방 채무는 지방이 상환토록한 재정의 기본원칙을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협치를 깬 유 위원장과 야당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며 "교문위 새누리당 위원들과 지도부는 협치를 무시한 야당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가 취임 후 공식업무를 시작하는 첫 날이라 야당의 날치기는 더욱 실망스럽다"며 "야당은 과연 협치의 민심을 짓밟은 채 일방통행식의 국회운영을 계속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민 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협치를 깨뜨리는 야당의 날치기 강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여야 협치를 무시한 이러한 날치기가 계속되는 것을 새누리당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