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 합격자 조만석 씨
역대 최연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조만석 군
IFRS 관리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등 자격증만 17개
인터넷 강의 듣고 혼자 복습…세법은 반복해서 읽어
2016년도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안은 조만석 군(18)은 '공인회계사시험 역대 최연소 합격'이라는 타이틀도 동시에 거머쥐었다. 막중한 책임감에 인터뷰가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조만석 군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수험생활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조 군은 초등학교를 두차례나 월반해 마치고 중·고교과정은 검정고시, 대학은 독학사(경영학) 자격을 취득해 수료했다. 그리고 경영학 공부를 하면서 회계학에 매력을 느껴 회계사의 꿈을 품게 됐다고 한다. 학업에 대한 목마름으로 최근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편입하기도 했다.
그는 "합격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소식을 접하고 나니 많이 떨렸다"며 "한동안 이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배울 것이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며 "합격을 배움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공인회계사시험 역대 최연소 합격 기록을 세웠는데 합격소감은.
- 지금까지 혼자 고군분투하면서 심신이 매우 지쳐있었는데 역대 최연소 합격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게 돼 굉장히 기쁘다. 부모님은 물론 친척 어른들께서도 많이 좋아하신다.
시험을 꽤 잘 치렀다는 느낌이 들어 합격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합격전화를 받고 나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18세의 나이로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을 가능케한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공부할 때는 학습에만 집중했고 공부하지 않을 때에는 공부한 것을 혼자 되뇌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지속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회계사라는 꿈을 향한 강한 열망과 열정도 한몫했다고 본다.
회계사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자격증도 많이 딴 걸로 아는데 회계사의 꿈을 이루기 위한 전초전이었는지.
- 경영학 독학사를 따고자 공부하면서 수많은 경영학 과목들을 다뤄봤는데 그 중 회계학이 단연 흥미로웠다. 다른 과목들은 내용을 말로 풀어가는 것이었지만 회계학은 일정한 규칙과 객관성을 갖고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담고 있어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수리적 감각이 유별나게 발달된 탓인지 그러한 과정들이 모두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여섯 살에 초등학교 6학년들이 몰린 수학 경시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할 정도로 일찍이 수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자격증은 IFRS 관리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자금관리사, 전산세무 1급, 기업회계 1급 등 17개 정도 갖고 있다. 공인회계사시험 응시준비에 앞서 따 본 것들이긴 하나 금융쪽 분야에도 원래부터 관심이 많아 따로 공부해 취득한 것이다.
평균 73점으로 상위권 성적을 일궈냈는데 과목별 수험전략은.
- 인터넷 강의를 듣고 복습하는 형식의 수험전략을 짰다. 예습보다는 복습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다. 스터디그룹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혼자 수험생활을 지냈다.
공부하기 가장 까다롭고 힘들었던 과목은 세법이었다. 분량도 가장 많은데다 휘발성이 강해 봐도 자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 무식하게 머리에 다 들어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회계감사의 경우 처음엔 생소한 용어와 개념 때문에 애먹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가서 회계감사 관련 자료를 몽땅 내려보며 감사업무의 이해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실무 중심의 자료를 천천히 훑어보며 역으로 회계감사 이론을 이해한 것이다.
이외 과목은 기본 수험서를 정해 놓고 인터넷 강의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푸는 문제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학습했다.
수험기간 중 하루 일과는 어땠나.
- 수험기간 2년 6개월동안 거의 매일 똑같은 일상을 유지하며 지냈다. 잠은 하루에 8시간씩 잤고 공부시간 중간중간 체력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맨손운동을 했다. 휴일 구분없이 쉼없이 공부했고 다만 가끔씩 짧게나마 여행을 다니며 피로를 풀었다.
수험기간 중 힘들었던 점은.
- 제일 힘들었던 순간은 지난해 2차시험 합격자 발표 당일이었다. 두 과목만 붙고 나머지 과목들은 유예가 됐는데 그 때 드는 생각이 "다음에 떨어지면 다시 1차시험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였다.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오히려 내 자신을 더더욱 채찍질 했다. 아무 생각없이 놀 수도 있었지만 "순간은 즐거울지 몰라도 결국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시험이라는 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어떠한 방법으로 풀었나.
- 공부시간 중간중간에 맨손운동을 자주 했으며 일주일에 2회씩 수영을 다녔다. 수영은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을 올리는 데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나름의 성취감도 맛보게 해준다.
초등학교는 월반해 마치고 중ㆍ고교과정은 검정고시로, 대학은 독학사 자격취득으로 수료했다. 부모님의 의지였는지.
- 초등학교 다닐 때 어느 날 중학교 교과과정을 EBS 채널을 통해 접하게 됐다. 그런데 예상보다 할 만하다고 느껴졌고 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그 교과목을 배우지 못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게 시간낭비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 날 이후 부모님께 말씀드려 월반을 했다. 중ㆍ고교과정 검정고시에 대해선 반대하셨지만 결국 오랜시간 설득한 끝에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도전할 수 있었다.
정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는지.
- 당연히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영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는 남아있다. 혼자서 공부를 하다가 잘 안 풀릴때 가끔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지금은 나만의 길을 개척해 가는 과정이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큰 후회는 없다.
단체생활 경험부족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선 일정 부분 공감한다. 지금 당장은 화술이나 처세법이 남들에 비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극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주변사람 대부분 내 성격이 나름 원만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다 의외로 친구도 많이 있어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웃음)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에 최근 편입한 걸로 아는데.
-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면서 세법과 상법을 공부해보니 "이제 민법이나 형법 등 다른 법 분야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겼다. 또 이것이 앞으로 회계사 업무를 펼쳐가는 과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에 대한 전반적 지식이 쌓이다면 보다 깊은 전문성 함양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향후 계획은. 어떠한 회계사가 될 계획인가.
- 우선 회계법인에 입사해 회계사로서의 기본적 업무를 배울 계획이다. 감사업무부터 차근차근 배울 것이며 나중에는 재무자문 쪽까지 영역을 넓히고 싶다. 물론 3~4년 내로 군대에도 다녀와야 한다.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장교로 복무하며 대한민국 남자로서의 책임감도 기를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회계투명성 제고를 통해 대한민국 위상 높이는 '반듯한' 회계사가 될 청사진을 그리고자 한다. 기업들에 좋은 회계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국가경제를 건강히 발전시킬 수 있는 만능 회계사로 성장해 가길 스스로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