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결손 회사 살리려 쏟아부은 돈에 '세금폭탄'
회사에 결손금이 발생해 자금을 대여한 경우, 대여를 전후해 회사 주식이 모두 마이너스(-)여서 그 주주나 출자자의 주식가치가 증가하지 않은 때에는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 부장판사)는 최근 C씨 등이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사는 대표이사인 S씨의 대여에도 불구하고 계속 결손이 발생, 대여를 전후해 주식 가액이 모두 부수(-)에 해당해 주주들인 C씨 등의 주식가치 증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S씨는 A사의 대표이사로 C씨의 배우자이고, 다른 2명의 원고는 S씨의 자녀들이다.
A사의 발행주식 총수 중 40%는 C씨가 보유하고 있고, 자녀들이 각 35%, 25%를 보유하고 있다.
S씨는 A사의 결손금이 누적되자 금전을 무상으로 대여했는데, 2007년~2014년 기간 동안 총 18회에 걸쳐 합계 175억원 가량을 무이자로 대여했다.
과세당국은 이에 대해 "대여금 중 C씨 등 원고들의 각 소유 주식 비율에 상응하는 금액을 각 증여재산 가액으로 보고 2010~2013년까지의 증여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C씨 등은 "S씨의 대여 전후로 A사 주식의 순자산 가치는 부수(-)여서 대여로 인해 C씨 등 원고들이 아무런 이익을 얻은 바가 없음에도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항변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특정법인에 대한 증여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그 주주 또는 출자자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 가치가 증가되지 않는 경우라면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증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국세청이 과세근거로 삼은 법령은 특정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가치가 증가하지 않는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사는 S씨의 대여에도 불구하고 2007년 결손금이 발생해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됐고, 그 이후 2011년까지 계속 결손이 발생해 2013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사의 주식 가액은 S씨의 대여 전후에도 모두 부수(-)에 해당해 대여에 의해 C씨 등 원고들의 주식가치 증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합리적이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S씨의 대여로 C씨 등 원고들 소유의 주식가치가 증가했다고 볼 수 없어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증여 자체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상증세법 시행령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참고 판례 : 2016구합50372]
▲공익법인 회장의 '횡령' 왜 상여처분 못할까?
공익법인의 회장이 횡령을 했더라도, 주식회사와 달리 법인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상여로 소득처분 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A공익법인이 제기한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 취소소송에서 "A법인은 주식회사와 적 성격을 달리하는 바, 회장이 법인 을 횡령했더라도 곧바로 사외유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여로 소득처분해 과세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A공익법인은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보호 증진과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1964년 보건사회부장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고, C씨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A법인의 업무 전반을 지휘, 감독했다.
국세청은 A법인에 대한 법인세 조사 결과 회장인 C씨가 A법인의 자금 53억9000만원 가량을 횡령한 것과 관련해 이를 손금불산입하고 상여로 소득처분해 A법인에게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법인은 "공익 목적으로 설립된 A법인과 전 회장인 C씨는 그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없는 점, A법인은 C씨에 대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해 횡령금액 중 일부를 회수 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국세청의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인 대표이사가 법인의 자금을 횡령하는 것은 사외유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A법인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주식회사와 그 법적 성격이 달라 C씨가 회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A법인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법인이 공금 횡령 사고가 발생하자 즉시 대책위원회를 운영했고, C씨에 대한 횡령사실을 인지한 후 즉시 형사고소를 했으며, 변호인 자문을 거쳐 밝혀진 내용을 근거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한 점"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법인이 C씨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하는 등 적극적인 채권회수 노력을 한 점, 실제로 C씨로부터 민사소송, 강제집행 등을 통해 6억원을 회수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A법인은 C씨에 대해 횡령 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여지며, 횡령금 상당액이 곧바로 사외유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A법인의 청구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며 "A법인에 대한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구합69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