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으로 임원 역할했다면 법인세법상의 임원에 포함
법인등기나 정관에 기재된 임원은 아니나 실질적으로 임원과 동일한 직무에 종사한 자는 인정상여 소득처분이 가능한 대표자로 볼 수 있는 임원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법인등기나 정관에 기재된 임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여 경영전반의 의사결정과 집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회계와 업무에 관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자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1항 제1호 단서 괄호규정 소정의 ‘임원’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A 회사 주식의 60%를 양수한 후 A 회사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였으나 법인등기부상 임원으로 등재되지는 않았다.
과세당국은 A 회사의 자금이 대표자 가지급금 명목으로 수시로 인출되어 변제되지 아니한 사실을 세무조사 과정에서 포착하였다. 이에 세무서장은 회수되지 않은 금액과 그에 대한 세법에서 정한 이자를 A회사의 세무상 수익으로 처리했다. 그 금액이 사실상 대표자인 원고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상여로 처분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에게 종합소득세가 부과되었다.
회사의 재산이 외부로 유출되면, 세법에서는 이러한 재산이 누구에게 귀속되는 지에 따라 과세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이러한 재산이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 분명하지 않으면 세법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취급한다. 이를 인정상여 소득처분이라고 한다.
이러한 요건으로 세법에서는 대표자가 ① 1%를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하면서 임원일 것, ②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합하여 3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할 것, ③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할 것을 정하고 있다. 원고는 법인등기부상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첫 번째 요건인 ‘임원일 것’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과세관청은 인정상여 소득처분이 가능한 대표자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인정상여 소득처분은 회사의 업무집행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사실상 대표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여기에 해당하면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위의 요건에 정확하게 맞지 않더라도 세법상 사실상 대표자로 취급될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반하여 대법원은 위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대표자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소득이 실제 발생하지도 않았는데도 법인의 대표자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인정상여 소득처분의 징벌적 성격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으로 대표자가 스스로 소득의 귀속자를 밝히도록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측면이 있다.
이 사건에서도 앞서 본 대표자의 요건 하나하나가 꼼꼼하게 검토되었다. 다만 특기할 만한 것은 등기부나 정관에 기재된 자로 제한하지 않고 수행하는 직무의 실질이 임원에 해당하는 자는 인정상여 소득처분이 가능한 임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이다.
이와 같이 대법원이 임원의 의미에 관하여 다소 유연한 해석을 한 것은 임원의 의미를 형식적으로 이해할 경우 인정상여 소득처분의 입법취지를 달성할 수 없다는 현실적 요청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세법의 다른 규정에서 상법상 임원에 준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자도 임원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이해된다.
실질적으로 임원에 해당하는 직무를 수행하였다고 하여 무제한적으로 인정상여 소득처분이 가능한 대표자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질 소득이 없는데도 과세하는 경우가 무제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행하는 직무를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으므로 직무를 기준으로 임원 여부를 판단하면 끝없는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경우로 제한하여 인정상여 소득처분의 대상이 되는 임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3두423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