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별관회의 청문회가 8일 진행된 가운데, 핵심증인인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불참했다.
◈ 홍기택도 오리무중…野 "임의동행 명령 발부해 달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가 8일 국회에서 열렸지만 핵심 증인과 무성의한 자료제출로 인해 제대로 된 청문이 진행되지 않았다.
앞서 야당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 논의한 최경한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정책조정 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을 핵심 증인으로 내세웠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최 전 부총리와 안 수석은 제외됐다. 하지만 이날 홍 전 은행장은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홍 전 은행장은 지난 6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를 휴직한 이후 외국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남상태,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 등도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혔다.
청문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고, 기재위원장인 새누리당 조경태 의원이 청문위원장을 겸했다.
이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핵심 증인 불참과 자료 제출 미비에 대해 정부여당을 성토했다.
국회 기재위 소속의 국민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번 청문회를 대하는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세월호가 가라앉았을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원래 안하려 했던 청문회를 하게 됐으면 정부여당에서 책임 있는 증인들이 나와 국민의 양해를 구해야 할 텐데 증인을 제한시키고 자료제출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광온 의원 역시 증인 불참에 대해 "청문회에 나와서 증인선서를 해야 할 핵심 인사들이 처음부터 증인에서 제외된 가운데 중요한 증인 홍 전 행장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청문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박 의원은 "홍 전 행장에 대해 임의동행 명령을 발부해 달라"고 조경태 위원장에 공식 요청했다.
조 위원장은 "국감 등에 대해서만 임의동행이 가능한 만큼 추후 국정감사에서 가능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광온 의원은 "중병이 걸린 조선해운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 두 분이 최경환 전 부총리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인데, 최 전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정책결정을 잘못한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그렇다면 당당히 청문회에 나와서 말하는 것이 떳떳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했다.
정무위원회 소속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원내협상에서 배제돼) 협상 과정은 잘 모르지만 주요 증인을 빼는데 모든 것을 거는 여당의 모습이 대단히 유감스러웠다"며 "대우조선을 살리고 경제도 살리기 위해서는 정책을 결정한 사람들이 나와서 국민들의 의구심에 대해 진솔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증인들이 불참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에 대한 서별관회의의 무리한 지원 논의 등에 대한 지적은 빠지지 않았다.
더민주 송영길 의원은 "서별관회의에서 대책을 세우려면 정확한 실사자료에 근거해야 하는데, 본인이 입수한 실사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제출한 자료만 근거로 했다'고 돼 있다"며 "이를 근거로 했다면 얼마나 부실한 의사결정이 됐다는 거냐"고 힐난했다.
송 의원은 "이런 식이라면 회사 측의 분식회계 자료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는 '남의 다리 긁는 결정'이 되는 것 아니냐"며 "회사가 분식한 걸 가지고 서별관회의를 했다는 건데 이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금융시스템 안정성 평가) 보고서를 왜 제출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 역시 "그동안의 조선업 구조조정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조정이었다"며 "조선업에 대한 비전이나 제대로 된 평가 없이 자금이 지원됐고, 그 지원에 대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서별관회의에서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서별관 회의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정부를 두둔했다.
김선동 의원은 "서별관회의가 노무현-김대중 정부는 물론 이명박 정부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했는데, 의미 있는 구조조정 성과를 거둔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임종률 금융위원장은 "성공사례로는 하이닉스나 현대그룹, 금호그룹 등이 생각난다"며 "어느 정부나 어느 나라나 이런 회의체를 갖고 있으며 공식, 내지는 비공식적인 긴밀한 협조체제는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임 위원장은 홍 전 은행장이 폭로한 서별관회의의 일방적 공적자금 지원 결정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당시 회의에서 내가 나서서 조정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원을 결정한 것이 아니며, 이에 대해 각 은행들이 추가로 논의해서 가자는 결정을 한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 野 "우병우, 국감 증인 출석하라" 거듭 압박
제20대 국회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현재 13개 상임위원회가 2919명의 기관증인을 확정한 가운데, 우병우 민정수석의 증인 출석이 국감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오는 2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진행하는 국감에서 국회 운영위원회가 우 수석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우 수석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연일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감 출석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요즘 시중에선 '대통령 우병우'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며 "만약 앞으로 국회 운영위나 법사위에서 우 수석이 증인으로 채택이 되면 반드시 우 수석은 출석해야 한다, 우병우는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운영위에서 우병우 수석을 운영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을 했다. 법사위에서도 우병우 수석의 증인채택을 위해 추진하기로 야당 간에는 합의가 됐다"며 "특히 운영위에 우병우 수석이 나오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 이것을 가지고 청와대에서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하는 것은 또 한 번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겨냥했다.
이어 "우병우 수석의 운영위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맨 먼저 집권여당 대표인 정진석 대표가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그리고 운영위원장은 정진석 대표다. 또 정진석 대표 역시 지금도 출석해야 된다고 얘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진석 대표가 꼭 약속을 지키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국감 당일 불출석 사유서를 받고 정진석 대표가 물러서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고 정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상하게도 어제부터 우병우 수석이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국감에 안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며 "우병우 수석의 불출석사유서 제출은 대국민, 대국회 선전포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벌써부터 불출석 얘기를 돌려 여론을 떠보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 국감에 나오지 않을 생각이라면 지금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의원들은 국감 핵심 증인으로 우 수석과 진경준 전 검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