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경기 고양시갑)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대표(경기 고양시갑)는 28일 "가계부채의 양은 늘었지만 질은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의 의견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심 대표가 한국은행에 요청한 '금리와 소득 충격이 한계가구에 미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가계부채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원리금상환비율(DSR)이 2012년 16.3%에서 2015년 23.2%로 6.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부채를 가지고 있는 가계에서 100만원의 수익이 생길 때마다 23만원을 빚을 갚는데 쓰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세값 폭등, 원리금 분할상환 등으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가계부채 부실은 고소득자(소득4·5분위)보다 1·2분위 저소득 계층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소득2분위의 경우 처분가능 소득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17.8% 증가했지만 원리금 상환액은 99.2%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사업 및 생활자금, 주택대출 등 다중채무자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는 빚 갚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2년 대비 2015년 자영업자의 소득은 14.6% 늘었지만 같은 기간 원리금 상환액은 47%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 소득2분위의 경우 3년 동안 원리금 상환액이 99%나 증가해 저소득 자영업자층에 가계부채의 부담이 집중돼 있음을 나타냈다.
심 대표는 "전체 가구 중 자영업자 가구에서 가계부채의 속도와 상환부담이 더 심각하다"며 "특히 저소득 자영업자의 소득2분위 DSR은 위험수위로 평가되는 40%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의 경우 원리금상환액은 45.6%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금리가 인상되면 저소득계층과 자영업자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순금융자산이 마이너스인 한계가구가 12.5%(134만가구)에서 13.3%(143만가구)로 0.8%포인트 늘어난다. 금리인상과 동시에 8만8000가구가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금리가 2%포인트 올라가면 한계가구의 비중은 14.2%로 증가해 금리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약 10만 가구씩 한계가구가 늘어나게 된다.
금리인상과 소득하락이라는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때 한계가구의 변동은 더욱 확대된다. 금리 2%포인트, 외환위기의 국민총소득 하락율(-2.6%)에 버금가는 소득 3% 감소라는 복합충격이 발생할 때 24만5000 한계가구가 증가한다.
심상정 대표는 "소득심사 없는 집단대출, 전세값 폭등, 제2금융권 등으로 몰리는 풍선효과, 원리금 분할상환 정책으로 정부가 가계부채 규모 확대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을 높여 가계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언제이냐는 것만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그 충격이 경제와 서민들에게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가계부채에 대한 새로운 진단과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