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재개! = 5일 국회에서는 '김재수 파문'으로 인해 파행됐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가 별도의 일정으로 편성돼 재개됐다. 경제재정분야를 대상으로 한 이날 기재부 국감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지정기부금단체로 승인한 기재부에 대한 책임공방이 벌어졌다. 아울러 인턴 채용 외압 논란과 관련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폭증하는 가계부채, 한진해운 사태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문제, 쌀 소비증대책 등 경제 현안이 산적해 있으나, 수석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특혜 의혹에 대한 추궁만이 난무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경제가 어렵고, 조선해운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질문을 해야 하는 입장이 자괴스럽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이 두 재단이 지정기부금 단체로 승인되는 과정을 문제 삼으며 "두 재단의 재산목록이 사무실 임대료와 현금자산을 빼놓고 똑같다. (제출서류를)그냥 복사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박광온 의원은 "기재부에서 지정기부금단체 추천을 주무관청에서 받고, 그때 모든 서류를 제대로 파악하고 승인을 한 것이냐"면서 "(기부금이)모금이 되기 전에 승인이 났다. 이런 것이 가능하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미르-K재단 신청서류 보니까 문체부 장관 직인이 없었다. 필수서류에 직인이 없는 걸 체크하지 않고 문체부, 기재부가 승인했다는 건 행정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거나 형식적으로 했거나 둘 중의 하나다"라고 지적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모든 서류는 다 파악하게 되어있다. 실무자가 다 했다고 보여진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새로 만들어질)이 법인이 제대로 일을 할 것인지, 공익을 위해서 사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며 "해당 부처가 제대로 된 법인으로 승인할 것이고, 그런 요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기부단체로 지정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 특혜 의혹 추궁을 의식한듯 "해당 부처가 검토를 하면 기재부가 (기부금단체)지정해주는 것인지, 관리는 누가하는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해당 부처(문체부)와 국세청이 한다'라는 유 부총리의 답변을 받은 후엔 화제를 돌려 질의를 이어갔다.
복지재원은 어쩌나…"증세는 안된다"
부진한 경기 속에서 세수는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늘어나는 복지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재원에 대해선 마땅한 조달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복지증세를 언급했으나, 정부에선 여전히 증세엔 대해선 반대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법인세 인상하면 마치 한국 법인들은 해외로 이전할 것처럼 엄포를 놓는데 (전경련이)법인세 인상에는 경악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내는 준조세 규모가 법인세의 1.5배라고 얘기한다"며 "준조세를 뜯기기 싫으면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도 당당히 법인세 낼 것은 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다가오는 다양한 복지수요를 고려해볼 때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IMF에서 우리나라 재정수요가 증가할 것 같으니, 소득세율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다른 세목의 세율을 높이는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기재부 경제재정분야 국정감사에서 더민주 박영선 의원(오른쪽)이 법인세법을 근거로 기재부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왼쪽은 더민주 김현미 의원.
유 부총리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중기적 시각에서 향후 몇년 간 세율을 올려 증세를 하면 당분간은 부작용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세율 인상도 국제경쟁력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가가치세 역시 가계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세율인상은)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올해 세수가 작년 대비 20조원 이상 더 걷히고 있다'는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 질의에 유 부총리는 "비과세 감면 정비에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도 효과를 좀 보고 있다"면서 "상반기에 상승추세가 있었는데, 7∼8월에는 그 정도 추세는 아니고 꺾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경제성적표'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만 4년이 되어가는데, 경제총괄 책임자인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지금까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평가를 한다면 몇점 정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수치화된 부분을 저도 담당자로서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어려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국민들에게는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일자리 정책을 많이 내놨는데 성과는 있었느냐"고 물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부터 일자리 창출을 국정운영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유 부총리는 "고용률은 꾸준히 올라갔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청년의 경우 고용률은 올랐지만 실업률도 많이 올랐다. 이 부분이 저희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않아서 그 부분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지역공약이 지지부진 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한 정부가 새로 출범하면 중앙공약에 대해서는 공약가계부를 만들었고, 지방공약에 대해서는 당정협의해서 일정까지 다 만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료가 없었는지 챙기지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지역공약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다가 해당 지자체별로 수습해서 정리해놓고 나니까 그제서야 자료 가져 왔다. 그때서야 만들었다는 얘기"라며 "가져온 자료도 부실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