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에 묻힌 '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도'가 한국세무법인협회 손윤 회장에 의해 다시금 이슈로 떠올랐다. 손윤 회장은 납세자의 경영상 편의와 국가의 성실납세 유도 모두를 달성 할 수 있는 사후검증제도를 도입을 전방위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정 규모 이하 기업들이 법인세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일정 자격을 갖춘 세무대리인들이 국세청과의 협조 하에 신고내용을 검증, 잘잘못을 바로잡는 개념의 '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지난 2009년 한국세무사회 주도로 유사한 개념의 제도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이런 저런 환경의 장벽에 막혀 묻혀 있었던 아젠다를 한국세무법인협회(회장 손윤)가 다시 꺼내들어 논의테이블 위로 끌어올리고 나선 것이다.
한국세무법인협회(회장 손윤)는 지난 4일 서울 역삼동 조세일보 2층 대회의실에서 '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도' 도입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2009년 세무사회장으로 재직하며 유사 제도 도입을 주도했던 조용근 천안함재단이사장 등 세무법인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세무법인협회 손윤 회장이 맡았다.
손 회장은 "현재 국세청의 세금신고 사후검증은 대상 선정부터 검증까지 모든 과정을 세무공무원에 의해 단독으로 진행하지만 행정력에 한계가 있어 검증 자체가 선별적으로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형평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실제로 개인사업자 및 중소규모 법인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사후검증을 세무조사로, '재수 없으면 받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국세청 중심의 사후검증제도를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법인세신고 사후검증제도는 국세청이 법인납세자 대상으로 실시하는 세무조사 등 권한 중 일부를 자격을 갖춘 세무법인(또는 세무사)에게 위임하도록 해 납세자는 세무상 리스크 없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는 성실납세 유도로 세수증대 및 징세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이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국세청에서 진행하는 신고후 사후검증 대상 중 일정 규모 이하 중소법인을 떼어(ex : 외감대상 기업 제외, 비외감대상 중소기업)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공익성'이 담보된 세무법인 또는 세무조정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세무사 2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사후검증반'이 주체가 되어 대상 기업이 신고한 내용들과 국세청이 제공한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검증하는 이원화가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성실신고확인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인세신고의 사후검증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손윤 한국세무법인협회 회장 모습.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비용부담' 문제에 대한 대안도 제시됐다.
그는 "제도 도입 후 '사후검증반' 지정을 국가가 수행하게 될 경우 강제성이 수반되기 때문에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후검증반에 대한 교부금 지급 또는 사후검증을 수행하는 세무법인에 대한 조세감면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사후검증을 신청해 사후검증반을 통하는 경우 납세자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수 있다"며 "사후검증을 통해 검증의견서가 제출되는 경우 법인납세자는 검증의견서에 따라 수정신고를 하고 국세청은 이 법인납세자에 대한 사후검증은 하지 않되 필요한 경우 간편조사 또는 경정처분으로 납세의무를 종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사후검증제 도입 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납세자들에 대한 유인 요인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과도한 혜택을 부여할 경우 악용될 가능성이 있고, 기존 일정 기간 이내에 수정신고를 하는 경우 가산세감면 등의 제도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