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소송패해 돌려준 돈만 6조원, 해마다 증가세
송무국엔 조세소송 경험 無 변호사 '우글우글'
기업들이 "세금을 내지 못하겠다"며 제기한 조세불복(소송)에 국세청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최근 4년(2012~2015년) 동안 국세청이 소송에서 져 돌려준 세금만 6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환급세금이 줄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 소송에서 국세청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사례를 가진 기업들의 연이은 과세불복으로 이어질 경우, 많게는 수 조원의 단위의 재정누수가 생길 우려도 존재한다.
우수한 두뇌를 갖춘 인력과 논리를 앞세운 대기업·대형로펌을 상대하기엔 국세청의 송무능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7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사진)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조세심판, 행정소송 등에서 국세청이 패소해 환급한 세금(가산금 포함)은 6조963억원이었다.
불복에 따른 환급액은 2012년 1조508억원에서 2013년 1조1715억원, 2014년 1조3751억원으로 해마다 늘었고 지난해엔 2조4989억원까지 불어났다.
환금세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세청이 패한 사건들이 많았다는 뜻. 지난해 행정법원에서 가려진 국세청과 기업의 조세 소송에서 국세청의 승소율은 38%(21건 중 8건)에 불과했다.
이쯤 되면 국세청의 송무조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1월 서울지방국세청에 송무국을 신설했다. 이는 국세청의 세금소송 패소율을 낮추겠다는 강한 의지에서다. 송무실 신설을 추진하면서 임환수 국세청장은 조세소송은 '제2의 세무조사'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국세청의 조세소송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송무국 소속 변호사들의 이력도 국세청이 '전문성이 있다'고 자랑한 것과 달리 전체의 80%에 달하는 인력이 국세청에 채용되기 이전까지 조세소송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없었던 인력들로 채워졌다.
실제로 국세청이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국세청 송무국 인력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 송무국 채용변호사 33명 중 26명은 조세소송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 24명은 '5년 이내' 법조경력자였으며, 조세전문성 교육도 입문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심 의원의 설명.
그렇다고 해서 이들 변호사의 송무 능력을 키우려는 의지가 큰 것도 아니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조세소송 전문성과 관련해 이루어진 송무일반, 송무심화, 송무전문가 관련 수업의 수강대상은 '일반직원'이었다.
송무신규 변호사 대상으로 이루어진 송무기본 강의시수는 '8일 간 24시간'에 불과했다.
심 의원은 "대형로펌 조세팀에 국세청 송무국이 맞서려면 조세전문성은 필수"라며 "법조경력 5년 미만의 조세소송경험이 없는 변호사들과 전문적이지 못한 기본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은 조세전문성을 갖춘 경력 변호사를 확충하고 유지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