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 복제약…47개 제약사 뛰어들었다
국내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을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복제약(제네릭)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의 특허 만료에 100여개 가까운 복제약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구개발(R&D)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의 생존을 위해서는 복제약과 영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허가받은 트윈스타 복제약은 총 96개다.
트윈스타의 특허가 만료된 지난 8월 중순부터 이달까지 국내 제약사 47개가 허가받은 수치다.
트윈스타는 2013년 1월 물질특허가 만료됐으나 재심사 기간이 남아 그동안 복제약 출시가 막혀있었다.
이후 일동제약의 '투탑스'가 품목허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셀트리온제약, 부광약품, 한독, 광동제약, 동국제약 등이 트윈스타 복제약의 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30일에는 단 하루 동안 83개의 트윈스타 복제약이 허가받기도 했다.
국내 제약업계가 트윈스타 복제약 시장에 일제히 뛰어든 이유는 우선 트윈스타 자체의 시장성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만성질환인 고혈압은 약을 먹기 시작하면 지속해서 먹어야 하고, 인구 고령화로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재 트윈스타는 연간 매출액만 800억원 이상에 달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하기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신약에 투자하기보다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결과를 볼 수 있는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복제약이 난립하는 원인 중 하나다.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신약과 달리 복제약은 특허만 만료되면 시장에 바로 뛰어들 수 있다.
전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작은 데 다수의 업체가 경쟁하는 국내 제약시장의 특성상 복제약 개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제약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일본의 20%에 불과하지만, 완제의약품 제조 업체 수는 30%가량 많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는 연구개발을 강조하지만, 제약사가 살아남으려면 복제약 개발과 영업 등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허가받은 트윈스타 복제약은 보험약가 산정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 연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복제약 출시에 따라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약값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값이 기존 대비 70% 수준으로 인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