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는 '우병우'…정무위는 '김영란법'

◈ 법사위, 野 우병우 의혹 맹공…與 '송민순 회고록' 쟁점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논란의 중심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독립성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거듭 우 수석 사퇴를 압박했다.

야당은 이날 검찰의 우 수석 수사와 관련해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지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반부패부에서 법무부를 통해 (우 수석 사건 관련) 정보보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민정수석이 사퇴하지 않고 수사에 대한 내용을 보고받으면 공정한 수사가 되겠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도 "우 수석 사건에 대한 가장 큰 염려는 공정성"이라며 "장관은 외압 없이 공정하게 수사한다고 말하지만, 언론이나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이어 "중요 사건의 경우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는데, 이건 마치 선수가 심판으로, 심판이 선수로 유니폼만 갈아입고 경기를 뛰는 것인데 누가 경기 결과를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조 의원은 검찰의 공정한 수사력이 약해졌다는 내용의 대화록을 공개했다. 현직 검찰 간부로 추정되는 인물이 "검찰이 너무 약해졌다. 인사권자 간섭이 시시콜콜 진짜 심해졌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수사의 공정성을 헤치지 않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보고만 받고 있다"며 "이미 언론에 보도됐거나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 등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만 보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 내용이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법무부와 검찰의 양심을 믿어 줘야한다"며 "그걸 믿지 못하면 어떻게 수사가 진전되겠느냐"고 강조했다.

야당은 김 장관을 향해 우 수석의 해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민정수석에 대해 보고를 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사를 진행하면서 민정수석을 그대로 둔 것이 문제다.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피의자 신분인 민정수석의 해임을 건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정성호 의원 역시 "사실상 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 수사 대상이 수사 진행상황 보고받을 수 있는 검찰의 지휘계통 책임자에 있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법치를 수호 측면에서 최고 책임을 가진 자리다. 장관직을 제대로 하려면 직을 걸고 우 수석의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여당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문제를 언급하며 '문재인 때리기'에 나섰다. 앞서 지난 14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는 '송민순 회고록'을 법사위 국감에서까지 쟁점화 했다.

여당 의원들은 송 전 장관 회고록에 언급된 북한 인권문제가 법무부와도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 답변할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에 야당 의원들은 맹비판했다. 더민주 금태섭 의원은 "이 자리가 외교부나 통일부 국정감사도 아니고 왜 대북정책이나 외교관련 질의가 나오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며 여당을 힐난했다.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인 박지원 의원은 "청와대나 집권여당에서 시도 때도 없이 색깔론만 표명하는 건 안 된다"고 일갈하며 "색깔론에 검찰에서 춤추지는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 정무위, 카네이션 한 송이가 청탁인가 '공방'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17일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상 '직접적 직무관련성'의 현실적 타당성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이날 국무조정실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정무위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왼쪽 사진)과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아래 사진)이 청탁금지법의 논란되는 지점을 놓고 충돌한 것이다.

김 의원은 학생이 교사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건네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상식에 맞지 않는 법은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익위가 말하는 직접적 직무관련성을 적용하면 일선 구청직원이 관내 건축업자에게 캔커피를 줘서도 안 되고 세무서 직원이 관내 사업체 운영하시는 분한테 캔 커피를 줘서도 안  되는 거냐"고 따졌다.

이에 성 위원장이 "그렇다. 직접적 직무관련성이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성 위원장은 직접적 직무관련성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자체에서 직무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일체의 금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원칙을 강조하며 맞섰다.

성 위원장은 "우리가 도덕성을 말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법의 입법취지가 공직자의 공정한 업무수행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하고 일반인이 봤을 때 직무수행에 의심이 가지 않아야 한다는 2가지 목적 하에서 (법 적용 예외사항인)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의례에 해당되는지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일일이 규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주고받는 사람 관계를 갖고 설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관내 건축업자를 언급했는데 인·허가뿐만 아니라 (공무원이) 상시 점검·단속을 하기 때문에 10원이라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직접적 직무관련성은 포괄적 직무관련성과 현재적 직무 관련성 등 어떻게  표현해도 상관없지만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직접적 직무관련자를 판단한다고,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니 이해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논란이 되는 교사-학생 간 관계에 대해 "모든 교사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고 담임교사만 해당 된다"며 "담임은 수시로 성적·수행평가를 하고 이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엄청난 경쟁심리를 부른다.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는 엄연한 현실을 감안, 이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경악을 금치 못 하겠다"며 "애초부터 규율하기 쉽지 않은 대상과 내용을 규율해서 논란이 됐다. 최소한 상식선에서 용납되는 안을 만들어 국민에게 지키라고 해야 도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위원장의 말을 들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처음 이법은 '기관'을 중심으로 적용하기로 했다"며 "그러면서 연관성이 있는 기관 성격이라면 임원뿐만 아니라 직원, 비정규직까지 적용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도까지 따진다고 하면 기관에 있는 모든 직무에 대해 일일이 다 정해줘야 한다. 직무를 정하는 사람과 관계인, 하나하나 상황에 대한 것까지 다 정해줘야 한다"고 혼동이 오는 지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1학년 3반 학생이 5반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줘도 된다는 건데 그렇다면 중·고등학교는 과목 교사가 따로 있는데 수학선생님에게는 담임교사가 아니니 달아줘도 되는 것이냐"면서 "권익위가 청탁금지법을 정착시키고자 한다면 상식에서 벗어나는 해석은 반드시 고쳐야 된다"고 거듭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