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일 정부의 마비된 경제정책에 대해 '컨트롤 타워 부재'라며 맹비판을 하고 나섰다.
정부여당의 부가가치세 인상 시사와 보금자리론 수요 예측 실패, 여전히 악화일로인 가계부채와 구조조정 문제 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더민주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부가세 인상 검토에 대해 "부가세 인상은 소비위축을 부른다"며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 등 '부자증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부가세 인상에 대해 연구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윤 정책위의장은 유 부총리의 발언과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전날(19일) '부가세 인상이 다른 세금 인상보다 더 좋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언급하며 "부가세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조세저항이 적고 세수증대 효과가 높다는 '과세편의주의'만을 갖고 부가세 인상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어 "부가세 인상은 자칫하면 인상분만큼 상품가격에 그대로 반영되어서 물가가 오르고 결국 가계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소비력을 위축시켜서 경제를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금융위기 후, 아이슬란드와 이스라엘은 부가세, 소비세를 인하했고 이탈리아는 인상계획을 철회했고 일본은 소비세 인상계획을 연기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부가세 인상보다는 (우리는)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통한 부자증세를 주장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장은 "부가세 인상은 간접세이기 때문에 세재 누진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서민 부담을 높이는 서민증세가 될 우려가 크다"며 "다시 한 번 정부여당에 촉구한다. 증세의 필요성만 인정할 것이 아니라 서민증세 우려가 있는 부가세보다 부자증세인 법인세 정상화, 소득세 인상에 동의해주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또한 그는 보금자리론 수요예측 실패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하는 일이 사사건건 '무능', '아마추어'적"이라고 힐난했다.
윤 의장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심사요건과 대출요건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사전 공지 없이 공지한 것을 지적하며 "가계부채를 늘려온 것이 서민들이냐? 보금자리론은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위한 금융제도인데 보금자리론의 수요를 잘못 예측했다가 그 책임을 오히려 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결과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서서 지휘자 역할을 해야 할 수장이 구경꾼 노릇만 하고 금융당국이 앞장서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에게만 피해 입히는 오락가락한 이상한 경제정책을 반복하지 말고 더민주가 계속 제안하는 대로 부동산 주거안정 가계대책을 심각하게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역시 원내정책회의에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깊어지는 경제위기 그 자체도 문제지만, 경제정책이 표류하고 아무도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현실이 더욱 위기"라고 정부의 경제 '컨트롤 타워' 부재를 꼬집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먼저 구조조정이 표류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는 독자적 생존전망이 나오지 않는데도 추가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올 9월 말 나오기로 했던 마스터플랜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관계부처 장관회의도 열린지가 오래다"라고 비판했다.
또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폭등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느라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 폭탄에 뒷짐만 지고 있다. 대책이라고 나놨지만 투기꾼은 놔두고 서민형 대출에 먼저 손을 대 반발을 사고 있다"며 "가계부채 의존형, 부동산 의존형 성장은 오래가지도 못하고 우리 경제의 체질만 악화시킬 것"이라고 힐난했다.
재정 ·조세 분야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는 매년 30~40조원에 이르는 적자에 대한 지적에도 대책은 내놓지 않고 미온적 대책, 미온적 세제개편으로 일관하면서 (부담을) 미래세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대기업 중심, 중후장대 산업 중심의 경제는 바뀌어야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분야는 제대로 준비되지 못하고 있다"며 "관제 창조경제만 있을 뿐 민간이 주도하는 창의적 창조경제생태계는 아직도 취약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경제부처장관들은 머리를 맞대고 매일같이 긴급경제대책회의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난 1997년 이후 또 다른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책임자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