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일 제5차 금융공공기관장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0일 제5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4억년 진화의 비밀'을 가진 어류로 불리는 철목어(凸目漁)를 언급하며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말미에 “갯벌 위를 기는가 하면 뛰기도 하고 물위도 헤엄치는 만능 물고기인 철목어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철목어는 아가미 호흡과 피부 호흡이 모두 가능한 물고기로 흔히 '짱뚱어'로 더 친숙한 물고기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서 어류가 육지로 올라와 현재의 인류로 진화해 온 지난 '4억년 진화의 비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임 위원장은 “물속의 경쟁과 천적을 피해 머리와 꼬리를 다 쓰며 결사적으로 갯벌을 기어 올라온 물고기가 육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부가 두꺼워지고 두개골, 갈비뼈, 다리뼈를 가진 육지생물로 진화해 갔다”고 설명했다. 물속에서 안주하다가 과감하게 육지로 뛰쳐나온 어려운 선택과 변화가 위대한 진화의 시작이었다는 게 임 위원장의 해석이자 비유다.
임 위원장은 “성과중심 문화의 정착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소명으로 우리 금융권이 진화해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성과연봉제 등 새 제도의 도입으로 금융공공기관이 현실 안주에서 벗어나려는 변화를 선택했다면 이제부터는 노사가 결사적으로 힘을 모아 이 문화를 정착하고 스스로 변화해 국민 기대에 걸맞은 새로운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9월 23일 금융노조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이 전체의 16% 미만이었는데 왜 파업참여도가 낮은 지에 대해 금융노조는 심도 있게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핀테크 성장에 따른 경쟁 격화 등 생존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고 그는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일각에서 미국의 '웰스파고 사례'를 들며 성과중심 문화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지만 이는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미국 청문회 의사록과 보도자료를 통해 웰스파고는 판매 목표 할당량 폐지 등 성과평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을 뿐 성과연봉제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2016년 9월 13일 보도자료 내용은 이렇다. [Wells Fargo announced today that it will eliminate all product sales goals in retail banking, effective January 1, 2017. 웰스파고는 고객가치 (고객만족도)와 연계한 새로운 보상체계(incentive system)를 마련해 2017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다.]
임 위원장은 5차 간담회에서 “무엇보다 직무․성과중심 보상이 이미 정착된 선진국과 호봉제가 90% 이상인 우리와의 간극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금융위가 근거로 제시한 글로벌 인사컨설팅사인 'Mercer'에 따르면 미국 금융권 75개사의 연봉차등폭은 평균 30%~50%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공공금융기관의 성과평가 시스템을 개편해 시범테스트와 직원의견 수렴 등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단기실적 위주 평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평가제도 도입키로 했다. ➊ 고객만족도, 인재육성 노력도 등 질적지표 배점 확대 ➋ 부실징후기업을 사전신고 시 해당 기업으로 인한 재무 차원의 평가 상 불이익 경감(산은)이 내용이다.
또 평가자의 자의적 평가 방지 장치 마련할 방침이다. ➊ 평가자의 역할, 합리적 평가방법을 제시하는 '평가준칙' 마련과 ➋ 성과관리 전 단계별 '평가 Note' 작성 → 피평가자 수용성 제고가 들어간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함께 조직 내 업무협조 노력도를 평가지표로 신설해 팀워크 저해 방지에도 주력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