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준식 교육부 장관-조윤선 문체부 장관 '사퇴' 촉구
與, 野 '최순실 비호' 사과 촉구에 뜸 들이다 중진들 사과
지난 국정감사 기간 동안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가장 치열하게 부딪쳤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일 다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뜨거워졌다.
야당은 이날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관련 증인채택을 막아온 새누리당과 의혹을 부인해왔던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맹비판하며 '대국민 사과'를 압박했다.
나아가 야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특혜 문제 등 '최순실 청문회'를 촉구했다.
□ 野, 이준식-조윤선 '대국민 사과-장관직 사퇴' 요구 = 더불어민주당 교문위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안일하게 대처한 두 장관에 향해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써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최순실씨 정유라씨 이화여대 특혜 문제와 관련해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비롯해 엄정하게 감사해서 관련 부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도 "그동안 일하면서 면밀히 챙기지 못한 점, 부족한 점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이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사과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다"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외부 개입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알려진 사업들을 엄정하게 점검하고 문제가 있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것을 포함해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대 감사를 비롯해 관련된 조치를 법과 원칙에 따라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야당의원들은 두 장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며 '장관직 사퇴'를 압박했다.
더민주 신동근 의원은 "최순실 부역자에게는 무한책임이 있다"며 "두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문체부 장관은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듯 한 모습으로 의혹에 대해 확인도 하지 않았고, 교육부 장관은 정유라 특혜입학과 학사의혹을 방치했다"고 힐난했다.
□ 與간사 "교문위, 불량 상임위" 野 "잘했다는 건가" = 특히 야당은 새누리당을 향해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 관련 증인채택을 막아오고 야당의 진실규명을 '정치 공세'로 폄하했다며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여야 모두 문제였던 것처럼 호도하며 '불량 상임위'라고 말해 다시 야당의 반발을 샀다.
더민주 안민석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대정부 질의를 통해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정유라씨 '공주승마'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며 "며칠 후 열린 상임위에서 여당의원 7명이 '장래가 촉망되는 어린 선수의 장래를 꺾을 흉악한 짓'이라며 집단으로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제 최순실 관련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여당은 당시 비난을 사과해야 한다"며 "말로만 사과하지 말고 야당이 주장하는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오영훈 의원 역시 "여당이 국감 기간 동안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정유라 이대 입학 특혜 관련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안건조정절차로 단 한 명도 증인 채택이 안 된 것에 대해 분명한 사과가 없으면 의정활동을 같이 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은 명확한 사과를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개인적 입장'이라고 전제하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난 국감 때 교문위가 '불량 상임위'라는 오명을 받은 것을 잘 알고 있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교문위원 중 한 명으로서, 여당과 야당을 잇는 간사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야당 의원께도 실질적으로 원만하게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파행과 '불량 상임위'라고 칭해진 것에 대해 송구스러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사과 압박에 맞서기도 했다.
국감 기간 동안 '막말'논란을 일으킨 이은재 의원은 "여야 누구의 잘잘못을 논의하기 보다는 사실 지금은 국가비상상황과 같아 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내년 교육부·문체부 예산 얼마나 많나. 이것 질의할 시간 놓치고 있다. 좀 자제해주시고 회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해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희경 의원은 자신이 지난 9월 야당 교문위원들의 이대 현장조사를 '압박'이라고 표현한 것을 야당이 문제삼은 것에 대해 "절차적 문제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를 누군가를 옹호하려는 것으로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면서 오히려 야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더민주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 관련 증인 18명을 죽어라고 못 내놓겠다고 반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굉장히 잘했고, 증인 요청을 했던 야당들이 질책을 받는 걸로 국민들이 오해하겠다"고 비꼬았다.
□ 與 중진 나경원-김세연 결국 "드릴 말씀 없다" 사과 = 결국 교문위 소속 여당 중진 의원들이 나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여당의 안일함을 사과하고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여당 의원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저희가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늘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 역시 "지난 국감 기간에 증인 채택 문제에 대해서 너무 안이하게 상황을 봤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 사실 정치권에서 워낙 많은 정치공세들이 있었던 게 현실이라 그 부분을 저희가 분간을 잘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 부분에 있어서 국민께 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갖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에 간사인 염 의원도 "국감 중 있었던 모든 사항들에 대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비생산적, 비효율적, 그리고 교문위가 원만하게 진실 규명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고 야당 의원님들께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당이 의혹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안인데 야당은 의혹으로 보는 관점, 그런 경계선에서 정황들이 실체적으로 드러나기 전에 여당 의원들이 나름대로 양심에 따라 의정활동을 한 것"이라며 거듭 변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