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다. 반면 야당은 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하야' 민심을 압박하며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4일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를 앞두고 열린 상임위원장단-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저 역시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들께 거듭 죄스러운 마음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구성원 모두는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 작금의 국정 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정현 지도부'의 사퇴를 놓고 논쟁을 벌일 예정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보수 살린다는 자세로 의총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태 수습과 당 진로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 교환이 있었으면 한다"며 "가진 생각을 활발하게 말씀하되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 이런 식의 극단적이고 분열적인 말은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여야 합의를 거쳤으면 어땠을까 한다"며 "절차상 아쉬움 크지만 중립 내각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야당에 절절한 심정으로 말한다. 마음을 열고 법이 정한 인사청문회 절차를 진행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 내정자의)능력과 진정성을 야당도 알 것이라고 믿는다"며 "분권형 국정 운영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4개월간 여야가 협치를 시험하고 5년 단임제의 결함을 시정하는 전화위복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헌법 시스템의 결함을 시정하지 않고는 그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든 5년 단임제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내각책임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독일과 일본에서 총리 친인척, 측근, 참모가 며칠 만에 수천억을 벌었다는 비리 사건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9시부터 최고위원회의를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더민주는 이날 최고위회의가 끝나는 대로 의원총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담화문 내용에 대해 주요하게 의견을 나누고 대통령 하야 및 거국내각 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 "전국으로 번지는 촛불 민심, 대통령 하야에 대한 당내 의견과 국민 민심이 함께하는데 그 결행은 대통령 결단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 대국민담화 내용은 우리에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참회록이고, 검찰수사를 넘어 특별검사 수사까지 받겠다, 기업인들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사교'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김병준 국민대 교수 (총리지명) 관련해선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로 3당 대표들과 만나 협의하겠다고 회담을 제안할 수도 있고, 그 발표 후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어떻든 우리 당은 3가지 문제를 철저히 대통령이 (마무리)짓도록 요구 한다"고 말했다.
3가지 조건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에 대한 지위고하를 막론한 철저한 검찰 조사 ▲박 대통령의 참회와 수사 자청 ▲박 대통령의 탈당과 여야 3당 영수회담 통한 총리 협의 등이다.
또한 박 위원장은 전날(3일) 김 총리 후보자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김 교수가 자기가 내치 총리 한다며 눈물 흘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우리는 김 교수가 아니라 박 대통령 행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그분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의 불통과 고집스러운 태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