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오름에서 바라본 저지마을 풍광
'웃뜨르'라는 말은 위쪽들녘이라는 뜻을 가진 제주 방언이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웃뜨르는 단순한 지역만을 이야기할 수 없다. 척박한 땅에 사냥이나 목축업을 하며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았던 제주사람들의 애환이 함께 묻어나는 말이다.
옛부터 제주는 용천수가 나오는 해안가 일대에 밭을 일구고 마을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해발 100m에서 400m 사이의 중산간 마을을 통틀어 웃뜨르라고 부르고 정겨운 마을로 그 의미가 다가오게 되었다.
한경면의 저지리는 웃뜨르 중의 한 마을이다. 옛 이름은 '닥모로'라고 해서 닥나무가 많은 지역이었다.
◆…현대미술관
일주도로에 있는 라온프라이빗 타운에서부터 시작해 저지리로 들어서는 길은 한적한 시골 길이다.
바다냄새가 가실 즈음 소나무 숲이 우거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돌아가며 밭에는 여러 가지 작물들이 자라고 또다시 숲길이 보인다.
그렇게 한적한 길을 걷다보면 한림 끝자락에 한경면 저지리가 나타난다.
저지리 입구 왼쪽이 바로 예술인 마을로 가는 길이다.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기에 각각의 집들과 정원들이 개성 있게 꾸며져 있고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전시공간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 입주해 사는 예술인들은 대부분 원로 작가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조금 호화스러운 면들을 보는 듯해 힘들게 살아가는 예술인들이 많은 현실과는 다소 대조적이다.
◆…김창렬 미술관
하지만 마을안의 길은 너무도 조용하고 아름답다.
마을 밖으로 나오면 여러 개의 미술관들을 만날 수 있다. 개인 미술관이지만 기획전시와 초대전을 하고 있는 '노리'가 있고 바로 옆에는 꼭 한번 들려서 보아야 할 곳이 있다.
최근 문을 연 김창렬 미술관이다. 우리에게 물방울 작가로 많이 알려진 김창렬 작가의 대작을 원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렬 미술관 맞은편에는 야생화와 석부작을 예쁘게 가꾸어 놓은 곳 방림원이 있다.
꽃과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둘러보면 좋을 곳이다.
◆…현대미술관 입구
◆…현대미술관 야외 정원풍경
현대미술관은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보는 것도 좋지만 미술관 밖의 풍광과 야외 조각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지오름 가는 길
저지리에는 꼭 가보아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저지오름이다. 전국에서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을 만큼 아름답고 잘 가꾸어 진 오름이다.
◆…저지오름
◆…저지오름 아래 귤밭
저지오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든지 정상에 오를 수 있어 한경면 일대 사람들의 놀이터 같은 곳이다.
◆…저지오름 표지판
정상에는 아주 재미있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동경 북경 서울 한라산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다.
◆…정상에 세워진 이정표
하지만 내려가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저지오름
◆…저지오름 안내 표지판
◆…오름 정상 둘레길
◆…저지오름 주변 게스트하우스
오름 아래에는 최근에 많은 팬션들과 게스트하우스들이 들어서고 있는 걸 보면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알게 해준다.
오름을 내려와 10분 정도 걷다보면 중국의 사람들이 격찬을 한 생각하는 정원이 있다.
한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분재 정원이다.
분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일 년에 몇 번씩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정원 자체도 물론 놀라울 정도지만 이곳을 만든 사람의 열정은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마을 한 곳을 다 보려 해도 하루가 모자란다. 이곳에 하루를 묵어간다면 연탄불에 잘 구운 자투리고기 한 점과 동네 사람들의 정을 함께 맛보길 바란다. 아마도 제주도 중산간 마을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