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빅4, 널뛰기 실적…3분기 영업익 급감

정유4사 분기별 영업이익 추세 (단위: 억원)

                                                                            자료 : 각사 분기보고서 및 실적공시

지난 1,2분기 역대 최고 이익...3분기엔 3분의1로 급감

유가, 정제마진, 환율 요동칠때마다 실적도 등락 거듭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빅4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의 3분의 1로 주저 앉으며 또 다시 널뛰기 실적을 보였다.  

정유사들의 이런 들쑥날쑥 영업실적은 5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사업구조가 영업환경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한데다 유가 등 글로벌 정유환경 변화가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두바이 유가 및 싱가포르 정제마진 월별 추이 (단위: 달러/배럴)

※ 화면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초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가 2014년 1년 동안 50달러로 주저 앉으며 정유4사는 1조2986억원의 적자를 내고 경영위기설까지 나돌았다. 

2015년에는 유가는 하락했지만 국제 정제마진이 5달러대에서 10달러로 치솟으며 정유4사는 1년만에 4조6975억원 흑자로 돌아 섰다. 1년사이 영업이익이 무려 5조9961억원이나 치솟았다. 

올해 상반기, 다시 유가가 20달러대에서 40달러대로 상승하자 정유사들은 1, 2분기에만 4조7060억원의 이익을 내며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 신기록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번 3분기에는 유가가 40달러대에 머물고 정제마진도 4~5달러선에서 등락하자 정유사들의 이익은 전분기의 3분의 1토막으로 주저앉았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정유사들의 이익이 환경변화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보다 사업구조가 정유사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정유사별 정유사업 매출비중

*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3분기 기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 기준 

회사별 정유사업 비중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이 72.4%, GS칼텍스가 74.9%, S-OIL이 77.0%, 현대오일뱅크가 94.4%로 사실상 정유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와 정제마진이 들락날락하면 회사의 실적도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유4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세도 4사가 일률적으로 항상 똑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 사업구조, 수입ㆍ수출선, 재고규모, 고도화율에 따라 회사마다 차이 보여

정유사들의 영업실적이 큰 추세로는 외부환경에따라 일률적으로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등락의 크기는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여 회사별 영업특성이 내비친다.

이번 3분기에도 4사 모두가 일률적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감소율을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이 62.9%, GS칼텍스가 57.3%, 현대오일뱅크가 61.7%로 대부분이 60% 내외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S-OIL은 81.9%나 줄어 들어 전분기에 비해 이익이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S-OIL은 작년 하반기에도 다른 회사들은 이익이 줄어든 정도였지만 혼자만 적자가 났다가 올 상반기에는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흑자를 내는 등 영업실적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S-OIL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과 재고관련 이익의 대폭감소, 환율하락 영향 확대로 정유부문에서 1234억원의 손실이 났기때문에 회사 전체 이익도 크게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다른 정유사들이 적자와 흑자를 오가는 동안에도 실적의 등락은 있지만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현대오일뱅크는 정유부문의 매출비중이 94.4%로 정유사업 비중이 높지만 오히려 다른 정유사들 보다 환경변화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원유수입선을 다변화해 유가변동 영향을 줄이고 고도화 비중을 높여 수익을 높이고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안정된 영업실적의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회사별 차이가 생기는 주요 이유로 사업다각화 정도, 수입ㆍ판매선 차이, 재고규모, 고도화율 등이 회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 외에도 화학, 윤활유, 배터리, 원전개발, 전자소재 등 사업을 다각화해 유가와 정제마진 변동 영향을 줄이고 있으며 GS칼텍스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소재사업을 시작하고 원유조광권을 확보하는 등 수입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유사들은 유가와 환율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재고 평가손익을 줄이기 위해 재고와 제품의 재고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원유를 재사용하는 고도화시설 비중을 높여 유가와 석유 수급 변동의 영향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영업구조가 영업환경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해  4분기에도 유가와 정제마진, 환율의 변동추이에 따라 실적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의 경우 최근 정제마진이 크게 오르고 있어 다시 이익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