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의원 외감법 개정안 대표발의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국민의당)은 "이해관계자가 많은 상장회사 및 금융회사 등에 대해 9개 사업연도 중 한 차례 3년 연속 감사인지정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1일 대표발의 했다"고 14일 밝혔다.
채이배 의원은 "회사가 자유롭게 감사인을 선임하는 것을 최대 6년간 허용하고 그 이후 3년간은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감사인을 의무적으로 선임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다만 이를 한시적으로 9년에 걸쳐 단 1회만 적용하되 감사인 지정시기는 회사가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채 의원은 대우건설, 모뉴엘, STX그룹, 효성,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천문학적 규모의 분식회계 사건은 분식회계가 단순히 도덕성 문제만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기업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한 감사인선임위원회에 감사인 선임의 업무를 맡기는 것 자체에 한계가 있음에도, 실효성 없는 '감사인선임위원회 제도 개선' 카드만 만지작 거렸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회계시장에 대한 신뢰는 하락했고 지난해, 우리나라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회계투명성 지수 평가에서 60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해에는 61개국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채이배 의원은 이번 개정안에 3년 연속 지정감사제를 포함해 매 사업연도 1개월 이내에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해 감사의견 수립에 회사가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회사가 감사인을 변경할 계획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인에게 감사인 교체 계획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감사인 변경의 경우 공시를 의무화하고 공시한 경우 반드시 감사인을 교체하도록 명문화했다.
개정안은 또 감사인이 사업연도 종료 2개월 전까지 감사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분식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감사인의 자료제출 요구에 미온적으로 응할 경우에는 해당 회사의 감사를 거부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 회사가 감사인에게 재무제표를 사전에 제출하지 않은 경우 그 사유를 14일 이내에 공시하도록 하고, 이로 인해 제재를 받은 경우에도 공시하도록 했다.
감사인 지정사유로 정한 재무기준 및 법령의 위반으로 처벌받은 임원이 재직 중인 경우 회사를 추가하는 등 감사인 지정기준도 강화했다.
개정안은 감사인과 회사의 책임을 보다 강화하여 현재 회계법인에게 적립하도록 한 손해배상공동기금을 경우에 따라 회사도 적립하도록 했다.
상장회사 및 금융회사의 임원이 고의로 회계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경우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해 분식회계에 대해 엄중제재할 근거도 마련했다.
채 의원은 "이번 외감법 개정안은 지금까지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돼 온 낡은 회계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조치"라며 "건전한 회계처리를 위한 인식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