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뇌물죄 미적용에 "봐주기 중간 수사"
검찰이 '국정농단 사태' 중간수사결과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범죄 혐의에 '공모'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일제히 박 대통령을 향해 즉각 퇴진과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을 거세게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로 입건된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검찰을 향해 "즉각 박 대통령을 검찰에 소환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국정농단-국기문란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피의자 신분의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이끌 수는 없다"며 "공직자들이 피의자 신분의 대통령이 내린 지시를 받드는 것도 어불성설이고, 그런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과 외교를 하겠다는 것도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기소중지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불소추 조항은 대통령 스스로 결단하라는 것"이랴며 "박 대통령은 최악의 선택으로 나라를 더 큰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통해 마지막이나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특히 검찰이 최씨와 안 전 수석에게 뇌물죄 등을 적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면죄부 중간 수사 결과'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몸통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곁가지, 변죽만 울린 면죄부 중간 수사 발표"라며 "최순실, 안종범에게 뇌물죄, 제3자 뇌물공여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국정 논란, 헌정 질서 파괴범'을 잡범으로 취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 대변인은 "대통령은 롯데수사 관련, SK 최태원 회장 사면, 부영 세무조사 면죄 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국민연금 동원 등을 사실상 주도한 당사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업의 편의를 봐주고 사익을 취한 것은 명백한 뇌물죄 적용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이를 실행한 종범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들에게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그 불똥이 대통령에게 튀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면죄부 수사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을 향해 "검찰은 대통령을 강제로 소환해서라도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특검과 국정조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검찰이 진실에 접근하기를 거부한다면 우리당은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 역시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에 제3자 뇌물수수 등 뇌물죄가 적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 "검찰이 청와대의 압력에 축소수사를 한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한 공소장에서도 '대통령의 공모관계가 인정 된다'고 적시했으나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다는 공소장에 따라 향후 대통령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대통령의 공모와 뇌물죄 적용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고 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주문해왔다. 그리고 지금 대통령이 국정농단의 공범이며, 피의자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요건도 갖춰졌다"며 즉각 퇴진을 압박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향해 "피의자 대통령은 퇴진 준비나 하라"라고 일갈했다.
이 대변인은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로 박근혜대통령은 국기문란 사건의 몸통이자 공범임이 확인됐다"며 "사실 국민은 이미 박근혜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의 총감독이자 주연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오늘 검찰 발표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박대통령이 공범으로 확인된 만큼 대통령이 없어야 나라가 그나마 돌아갈 것 같다"며 "피의자 대통령은 더 이상 국정을 챙길 생각 말고 퇴진 준비나 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탄핵을 준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검찰의 박 대통령 '공모'적시에 대해 "단정하기 어렵다"며 특검 및 국정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강조했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직후 당사 브리핑에서 "검찰의 대통령 공모 혐의 판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받지 않아 아직 단정하긴 어려운 사안"면서 "향후 계속된 검찰 조사와 특검 및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이 보다 신속하고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은 국민께 재삼 간절한 사과와 용서를 구하며, 더 깊은 성찰과 반성으로 난국 타개의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