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세법개정안(정부안+의원입법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가 무려 222개의 세법개정안(정부안+의원입법안)을 살펴보는 일독(一讀) 과정을 지난 21일까지 진행된 소위원회를 통해 마무리지었다.
심의 과정에서 직접적인 세수(稅收)와는 크게 관련이 없거나 여야 이견이 첨예하지 않은, 다수의 비쟁점 안건들은 통과시키기로 합의를 봤다. 법인세율 및 소득세율 인상 등과 같은 이견이 첨예한 '민감법안'들은 모두 남겨진(재논의) 상태다.
문제는 세법을 심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법인·소득세율 인상, 임대소득 과세 등 쟁점 법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세법심의 일정은 고작 4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졸속 심의' 우려가 커지면서 세법개정의 첫 관문인 조세소위 회의일정을 보다 촘촘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조세소위에 따르면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조세소위에 상정된 222개에 달하는 세법안을 훑는 초반심의 작업이 마무리됐다. 첫 심의(11월7일) 시작 후 2주일 넘게 걸린 셈이다.
전반적인 세법개정 내용을 스크린하고 민감도가 낮은 세법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왜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린 것일까.
현재 매주 월·수·금요일만 조세소위가 가동되는 만큼, 세법심의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오는 12월1일 세법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 등이 본회의에 자동부의 된다는 점을 고려할때 느긋해도 너무 느긋한(?) 행보다.
조세소위가 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4일 남았다. 원칙적으로 이달 30일까지 조세소위 논의를 끝내고, 기재위 전체회의 및 법사위 심의까지 거쳐야 한다. 특히 법인세율 조정 문제와 같은 '초민감 법안'을 두 세 마디 의견교환으로는 결론이 나기 힘든 성질의 법안이다.
결국 올해도 시간에 쫓겨 세법심의가 '수박 겉핥기'에 그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1일 조세소위를 마치면서 "(회의를)매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이렇게 월·수·금요일만 열리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현재(새누리당) 조세소위원장 이와 관련해 "필요하면 회의시간을 더 늘리겠다"고 화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세소위 일정이 더 촘촘하게 진행될 여지는 있다.
조세소위 진행상황과 별개로 남은 4일 동안 여당이 거야(巨野)에 맞서기 위해서는 '빅딜(Big Deal)'이 필수적이란 얘기도 나온다.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 인상 등을 담은 야당의 세법안에 대해 여당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정세균 국회의장이 야당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 본회의 직권상정해 표결처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정치권의 협상은 어차피 주고받는 흥정이라지만 빅딜로 세법을 '누더기'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