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회장 백운찬)가 1만2000여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오는 28일(월) 임시총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해임이 부당하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던 전직 임원들이 돌연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며 임시총회 개최 취소를 주장하는 팩스 유인물을 회원들에게 보내고, 경교수 세무사회 공익재단 이사장 또한 팩스 공문을 통해 현 집행부의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이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무사회는 지난 22일 이들의 돌발 행동에 대한 반박과 임시총회 개최 필요성을 설명하는 공문을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세무사회는 오는 28일 임시총회에서 총회 30일 전 공고되지 않고 6월 정기총회에서 즉시안건으로 처리됐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된 상임이사회 구성원과 윤리위원의 해임 및 재구성 권한 위임건을 비롯해 지난해 회장선거와 관련해 징계된 회원 8명에 대한 사면, 중부지방회 교육잉여금 미수금 처리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완일, 경교수 등 무슨 주장했나?
김완일 전 부회장 등 해임무효소송을 제기했던 전임 임원 18명은 지난 21일 회원들에게 임시총회 개최를 취소해야한다는 팩스 유인물을 배포했다.
유인물은 "(우리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라 백운찬 회장이 회칙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회직자를 해임하는 독선과 회무전횡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해임당한 임원들과 윤리위원들은 회원들의 염려와 번거로움을 덜어드리고 피땀 어린 회비가 낭비되지 않도록 21일자로 소송을 취하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원들의 권익을 위한 회장의 회무가 아니고 회장 개인의 이익과 회원 위에 군림하고 회원을 속이며 회비를 낭비하는 일까지 잘 할 수 있도록 회장을 도와줘야 하는지 회원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세무사회원들에게 발송된 유인물들. 위쪽은 김완일 전 부회장 포함 18명의 해임 임원들이 보낸 유인물, 아래쪽은 경교수 공익재단 이사장 등의 명의로 보내진 공익재단 공문.
아울러 지난 21일 공익재단이 경교수 이사장 등 임원들의 명의로 회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는 정구정 전 세무사회장의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 약속은 백운찬 회장을 당선시키기 위한 정략적인 것이었으며, 공익재단은 법적으로 세무사회와 별개의 단체라고 주장했다.
공문은 "정구정 전 이사장이 2015년 6월에 세무사회장 임기를 마치면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이사장직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백운찬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한 정략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익재단 이사장은 공익법률과 공익재단 정관에 따라 재단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것"이라며 "공익법률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된 공익재단에 대해 세무사회가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하라고 결의하는 것은 공익법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무사회 "당신들 때문에 임시총회 여는 것…적반하장"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세무사회 공문을 통해 우선 전임 회직자들에 의해 배포되고 있는 유인물들에 대한 해명 및 반박을 내놨다.
백 회장은 "11월 초 김성겸 세무사가 AOTCA총회 관련 22페이지에 달하는 우편물을 전국의 회원들에게 보낸데 이어, 10일 만에 또 다시 김완일 부회장이 장문의 글로 회장인 나를 비방했다"며 "또 11월21일에는 경교수 세무사가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한국세무사회 회장에게 이양할 수 없다는 8페이지의 유인물을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임된 임원 등이 해임안건이 총회 30일 전에 공고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본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며 "세무사회는 사적자치가 인정되는 법정단체로서 최고의결 기관인 총회에서는 회원들을 위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논의·결정 할 수 있고, 즉석안건을 상정해 의결한것은 우리 회의 관례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6월 정기총회의 회원 뜻에 반해 본회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 동참해 임시총회 개최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인 김완일 부회장이 과연 이런 행태를 보여도 되는 것인가"라며 "자신들 때문에 불가피하게 임시총회가 열리는 것에 대한 반성 없이 예산낭비를 거론하며 총회 취소를 주장하는 것은 정말 적반하장의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 문제에 대해서는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넘겨받은 경교수 세무사는 최근 회원들에게 발송한 유인물에서 '정구정 전 이사장이 한국세무사회장에게 이사장직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회장 당선을 돕기 위한 정략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발언'이었다고 정구정 전 이사장을 대변해 밝혔다"며 "개인의 정략적 목적을 위해 전체 1만2000 회원들을 농락한 것인가. 정구정 전 회장은 처음부터 공익재단 이사장을 세무사회 회장에게 이양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 경교수 세무사의 폭로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백 회장은 "정구정 전 회장은 공익재단 설립 시부터 계속해 세무사회장과 공익재단 이사장을 겸임했으면서도 지금에 와서 세무사회장과 공익재단 이사장을 겸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의 모순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세무사회의 애로사항을 부탁하고 읍소하는 사람은 세무사회장인데 공익회비를 사용하고 제공하는 자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공익회비의 사용효과가 반감되고 우리 세무사회의 목적달성도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2004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1만여명의 변호사에게 세무사 등록을 허용해야 한다는 위헌법률심판청구, 외부세무조정대상에서 법무법인을 제외시킨 입법이 부당하다는 헌법소원에 대응하기에도 촌음이 아까운 상황"이라며 "반듯하고 당당한 한국세무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오는 11월28일 임시총회에 꼭 참석해 압도적으로 성원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 달 동안 세무사회 비난 팩스, 문자만 10여건…개인정보는 어떻게 알았나"
한편 일부 세무사회원들은 한 달 새 세무사회를 비방하는 팩스 및 문자메시지가 10여건 이상 오고 있다며 짜증섞인 불평을 털어놨다.
한 세무사회원은 "우편물과 팩스문의 형식과 내용이 비슷한 유형으로 반복되는 것을 보면 누군가의 조종으로 기획해 보내진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여러 얘기가 떠돌고 있는데 만약 불순한 의도를 갖고 세무사들을 분열시키려 하는 시도라면 당장 멈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하도 많은 팩스와 유인물, 문자가 날아와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는다"며 "내용 여하를 떠나 회원의 개인정보를 특정인들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고객의 상속세 업무로 급한 팩스문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세무사회를 비난하는 장황한 내용의 문서가 끝도 없이 들어와 짜증을 참을 수 없었다"며 "동료 회원들의 불편을 생각하지 않는 치졸한 일방적 주장을 보면서 팩스 용지값이 아깝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