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野3당은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내달 2일 국회 본회의 표결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국회 본회의 일정을 감안시 탄핵안 표결은 늦어도 8일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 김용구 연구원은 25일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일련의 정치적 갈등이 촛불 정국을 지나 본격적인 탄핵 정국으로 퍼지고 있지만 내부 정국 혼란이 본격적인 증시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될 소지는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과 2008년 4월 이명박 정권 광우병 사태 당시 금융시장 반응은 양 기간 모두 증시 부진과 시장금리 상승을 경험했다.
지난 2004년 노무현 탄핵때는 두 달 동안 코스피가 11.7%, 이명박 광우병 사태때는 2.9% 하락했다. 최순실게이트가 터진 지난 10월부터 현재(24일 기준)까지 3.4% 떨어졌다.
하지만 노무현·이명박 정부시절에는 모두 글로벌 증시의 동반 침체가 확연했던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적 상황이 온전히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이목은 내부 갈등보단 글로벌 경기나 금융환경에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김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을 이끄는 핵심 수급원은 외국인 투자가"라면서 "이들의 초점은 내부 변수보다는 글로벌 매크로와 정책 환경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난 유혈 충돌 양상으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라면 탄핵 정국이 증시에 주는 파장은 제한적 범위에서 일단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번 사태와 연루된 기업이 과거와 달리 더욱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고, 해당 기업의 시장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따라 극심한 주가 변동성이 수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개별 기업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 전반의 운신을 제약할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정치적 내홍이 안정화하기 전까진 중립 이하 시장 기류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