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저축은행업계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2014년 6월 이후 올해 9월까지 9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전반적인 경영지표가 크게 개선됐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하반기 1828억원에서 2015년 상반기 2779억원, 하반기 3626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저축은행의 호실적은 그동안 구조조정을 이유로 다른 금융업권보다 '느슨한 건전성 기준의 적용'에 힘입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들의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과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은 은행·상호금융·여전사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가령 은행‧상호금융‧여전의 경우 정상은 1개월 미만 연체, 충당금 적립률 1%다. 요주의는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 충당금 적립률 10%가 적용된다.
반면 저축은행은 정상이 2개월 미만 연체, 충당금 적립률 0.5%다. 요주의는 2개월 이상 4개월 미만 연체, 충당금 적립률 2%가 적용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상호금융, 카드업은 고위험 자산 (다중채무자 대출, 카드론)의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나 저축은행은 별도 기준조차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권 일각에서 “저축은행이 경기둔화와 기업구조조정 같은 잠재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손실 흡수능력이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고금리 가계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하며 자산건전성 관련 리스크도 증가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에 따라 29일 '저축은행의 건전성 기준을 은행·상호금융 수준으로 강화해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 및 업권간 규제 형평성 제고'를 골자로 한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의 변경을 예고했다.
예고는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기준 강화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상황(당기순이익 증가추세)이라는 판단에 근거했다.
◆연체 판단기준 강화=저축은행은 현재 연체기간 2, 4개월을 기준으로 여신건전성 분류한다. 연체기간 2개월 미만은 정상, 2～4개월은 요주의, 4개월 이상은 고정이하로 나눈다. 심지어 추정손실에 대한 별도 분류기준 조차 없다.
금융위는 이를 다른 업권과 동일하게 연체기간 1, 3, 12개월을 기준으로 여신건전성 분류로 조정키로 했다. 연체기간 1개월 미만은 정상, 1～3개월은 요주의, 3개월 이상은 고정 또는 회수의문, 12개월 이상은 추정손실로 분류토록 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현재 저축은행은 대출채권을 일반대출 및 PF대출로 구분하고 일반대출의 정상, 요주의, 고정에 대해 각각 0.5%, 2%, 20%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적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앞으로 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을 신용위험도에 따라 가계대출, 기업대출, 고위험대출, PF대출 (변동 없음)로 구분하고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단 회수의문은 종전보다 완화)키로 했다.
일반대출 (대출금리 20% 미만의 가계신용, 가계담보, 기업신용, 기업담보 대출 등)은 가계와 기업 대출의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구분하고 각각의 충당금 적립률을 은행과 동일하게 조정키로 했다.
가계대출은 정상 0.5%→1%, 요주의 2%→10%로 상향하고 대신 회수의문은 75%→55%로 하향해 은행‧상호금융과 맞춘다는 것이다. 기업대출은 정상 0.5%→0.85%, 요주의 2%→7%로 상향하고 반대로 회수의문은 75%→50%로 하향해 은행 수준으로 조정키로 했다.
고위험 대출은 차주의 신용도 및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금리 20% 이상 대출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일반대출 대비 20% 가중키로 했다. 예를 들어 요주의 분류 대출채권은 10%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하나 대출금리가 20%가 넘을 경우에는 12%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하는 식이다.
금융위원회는 30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하고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규정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실제 저축은행업권 적용은 개별 저축은행에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방침이다.
연체판단기준 강화는 업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해 내년 2분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충당금 적립기준 강화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시행할 예정이다.
예컨대 가계대출 요주의 채권의 경우 현재 2%의 충당금 적립률을 적용하나 2018년부터 2% → 5%, 2019년부터 5% → 8%, 2020년부터 8% → 10%로 상향한다는 일정이 제시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 규정이 시행되면 저축은행들이 차주의 신용도 및 채무상환 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분별한 고금리 부과를 지양하고 가계신용대출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