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경제전망 경로 불확실성·하방위험 커져"
한은 실무부서, 경제성장전망 하향 시사
올 4분기 실물경제의 성장률이 사전 전망치에 미달할 위험이 커지는 등 경제의 성장 경로가 불투명해졌으며 이에 따라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금통위원의 지적이 나왔다.
금통위원들은 특히 가계부채와 자본유출 가능성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위험 요인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위기관리태세 강화를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에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고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점검했다.
A 위원은 "실물경제의 성장률은 4분기 실적치가 전망치를 다소 하회할 위험이 커진 가운데 내년도 전망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아직은 교란요인이 많아 현시점에서 경기상황에 대한 확정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가계부채 위험도 최근 도입된 대책의 주택시장 안정 효과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 위원은 "앞으로 경제 상황이 현재 전망보다 악화할 경우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성장 전망과 관련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성장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글로벌 성장둔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이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은 실무부서에서는 9∼10월 중 실물경제지표가 지난 10월 전망했던 것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서는 "선거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나거나 그 속도가 다소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내년에 세계교역량 증대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 등이 현실화하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내년 경제전망의 전제들을 다시 짚어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10월 발표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8%를 또다시 낮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C 위원은 시장금리 상승과 부실위험 확대에 대응한 금융회사의 위험관리 강화로 가계신용 순환이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으로 전화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이어 "이 경우 주택경기와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취약부문으로부터 가계부실 위험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D 위원은 미국 정부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국내 증권시장 여건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거나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비상계획을 계속 보완하는 등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