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을 놓고 거듭 격돌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전날(29일) 자신의 임기단축을 포함한 퇴진 문제를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친박계는 탄핵 재검토를 내세우고 있고 비박계는 대통령 퇴진 문제에 대한 여야 협상이 결렬될 경우, 12월 9일 탄핵표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어제 사임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며 "회의의 시기와 일정에 대해서 국회의 백지 위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당장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면 여야는 국민들에게 정리된 일정을 제시하지 못한 채 헌재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국정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주말 국가 원로들이 대통령의 4월 사퇴, 6월 대선이라는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며 "(대선 적정기인) 내년 6월 기준으로 역산한다면 대통령 퇴임시기는 내년 4월 말 이전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이홍구 전 총리, 박관용·김용우 전 국회의장, 최성규 목사 등 여야를 아우르는 20여명의 정계·종교계 원로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시기를 내년 4월로 제시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향해 "대통령의 사임시기를 정할 때 즉 조기 퇴진과 조기 대선을 일정을 잡는 협상에 즉각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햇다.
이정현 대표 역시 이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는 (대통령) 사퇴시점을 딱 어느 시점으로 지정을 하라, 이 부분은 국회가 정말 국회의원들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가 생산적으로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생산적으로 일을 해 나가면 훨씬 더 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1월에 사퇴하겠다, 지금 당장 사퇴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럼 지금 당장 두 달 내로 선거를 치르고 이런 식으로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이미 '나는 임기 단축을 포함한 모든 것을 다 내려놨다'고 했으면 정치권이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이나 국가의 안정을 위해서나 안정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서나 거기에 맞춰 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비박계는 여야가 박 대통령의 퇴진 일정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12월 9일 탄핵표결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비상시국위원회 간사 역할을 하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탄핵 일정에 대해) 여야가 협상의 결과물들을 내놓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다만 이 협상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게 국민의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이번 정기국회 마지막인 12월 9일까지가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논의 결과 우리 입장은 더욱 확고해졌다"며 "탄핵 가결선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나 절대 그렇지 않다.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탄핵의결 정족수는 분명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친박계가 바라고 있는 개헌을 통한 대통령 임기 단축 방안에 대해 "대통령의 임기 단축만을 위한 개헌은 명분이 없다"며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스스로 자진사퇴 시한을 명확히 밝혀주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