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결의된 개정안은 바젤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모니터링 비율 (50%)로 운영해 온 외화 LCR를 '규제'로 도입한다는 뜻이다. 다만 외화 LCR는 마지노선을 시행 첫해인 내년 60%이상, 2018년에는 70%이상, 2019년 80%이상으로 해마다 10%씩 상향 적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외화 LCR란=은행자금의 대량이탈을 말하는 이른바 '뱅크런'을 가정한 유동성 위기상황에서 30일 동안 빠져나갈 외화에 대비해 즉시 외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고(高)유동성 자산 비율을 말한다.
때문에 외화 LCR이 높다는 것은 위기가 발생해도 곧바로 현금화할 자산이 많아 은행들이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왜 규제하나=현재 권고 형태로 운영되는 외화유동성 규제체계는 평상시의 만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외화자금조달이 어려운 때 대응에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을 받았다.
가령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모든 은행은 외화유동성규제를 충족했으나 차환율이 급락하고 실물부문에 외화공급이 감소하는 등 외화유동성 부족을 경험했다.
실제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차환율은 2008년 1월 126.4%에서 10월엔 39.9%로 뚝 떨어졌다. 특히 국내은행 외화대출 잔액의 경우 2008년 4분기 431억달러→2009년 2분기 386억달러→2009년 4분기 349억달러로 감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따라 “외화자금 조달이 어려운 위기 시에도 실물부문에 안정적으로 외화공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은행 외화유동성 규제체계를 외화 LCR 중심으로 개편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어떤 내용이 담겼나=외화 LCR 규제대상 은행은 외화자산과 외화부채에 대해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외화부채-외화자산)에 대한 고유동성자산 비율을 매달 평균적으로 80%이상 유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산업은행은 자체적인 외화조달여력을 고려해 이 비율을 60%로 적용하게 된다. 외화 LCR비율은 매 영업일 기준으로 산정해 매월 금융감독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외화 LCR 규제 적용 대상은 일반 특수 모든 국내은행이다. 그러나 ①외화부채 규모가 5억달러 미만이면서 총부채에서 외화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00분의 5미만인 은행 (전북, 제주, 광주은행) ②외국은행 국내지점 ③수출입은행은 적용에서 제외됐다.
외화 LCR 규제 비율은 2015년부터 시행한 모니터링 비율 50%를 기준으로 내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해마다 10%씩 상향 조정된다.
그러나 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은 2017년40%로 도입한 뒤 매년 20%씩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또 산업은행은 매년 10%씩 상향 조정해 2019년 최종규제비율인 60%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위반했을 때 제재는=외화 LCR 규제 위반하면 2회이하의 경우 사유서 및 달성계획서를 금융감독원장에게 제출토록 했다. 3회는 외화 LCR규제비율을 100분의 5 상향 적용을 받는다.
4회는 외화 LCR규제비율을 100분의 10 상향 적용하고 5회이상에 대해선 신규외화자금 (만기30일 이내 콜머니 제외)차입 금지를 받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외화 LCR 규제 도입에 따라 대외 충격시에도 국내은행들이 거래(유동화)가 가능한 고유동성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실물부문 외화공급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국내 은행들이 외화 LCR 준수 과정에서 외화자산을 선진국 국공채, 우량 회사채로 다변화 하는 등 다양한 외화자산 운용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