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최근 금리상승에 "스트레스테스트 진행해 맞춤형 대응"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금리상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연말까지 엄격한 시나리오를 가정해 금융업권과 차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른바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예시된 대응책으로는 선제적 자본 확충, 부실자산 정리 같은 단계별 건전성 강화조치, 채무불이행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경우 채무조정, 재기지원 같은 취약계층 지원 확대가 지목됐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연말까지 진행할 1차에 이어 상황변경을 반영해 수시로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또 금융감독원과 합동으로 금리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점검키로 했다.

특히 12월 FOMC 동향 점검을 위해 금감원 해외사무소 등 국제 네트워크의 가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이 이달 초까지 금리체계의 적정성 점검을 진행해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 경우 지도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상황은=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대선 직후, 국내외 금융시장은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점차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분석됐다.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직후 일시 하락 (△2.2%) 후 빠르게 이전 수준을 회복해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11월 8일 2003→ 9일 1958→10일 2003→30일 1983 수준이다.

외국인 자금도 일시적으로 유출됐으나 최근 유입세로 전환한 상황이다. 외국인 주식순매수는 11월 9~15일 사이 1조2000억원 감소에서 11월 16~30일 사이엔 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외환시장의 경우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상승(절하)세를 지속하다 11월 21일 이후에는 하락(절상)세로 전환했다. 11월 8일 1135원→9일 1150원→21일 1187원→30일 1169원으로 나타났다.

채권금리는 미국 대선 후 급등세를 보인 美국채금리와 동조화되며 7~8일간 빠르게 상승했으나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물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콜·RP 등 단기금리의 하락 속에 CD금리 (호가)는 상승폭이 제한된 상황이다.

◆왜 금리가 오르나=시장금리는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➊한국 장기국채와 미국 장기국채 간 금리 동조화 추세의 지속이 큰 이유다.

IMF는 9월 29일 자료를 통해 미국 장기금리 1%p 상승 시 우리의 장기금리는 약 0.47%p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또 HSBC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2015년 6월 이후 미국 국채금리와 한국 국채금리의 상관계수가 0.77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➋연말 북 클로징을 앞두고 일부 금융회사가 손절성 매도에 나선 것도 금리 상승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➌15일로 예정된 미국 FOMC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장에서 선 반영된 것도 한 이유로 지적됐다.

◆실제 금리상황은=대출 금리의 경우 11월 채권금리 급등으로 가계·기업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특히 고정금리대출의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고정금리대출의 금리는 주로 금융채와 연동돼 채권의 금리 변동이 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①주택담보대출 (주요 4개은행 평균, 장기분할상환 기준)의 고정금리는 9말경 2.74%~4.70%→11말경 3.3%~4.8%로 평균 58bp 상승했다. 변동금리는 9월말경 2.57%~4.35% → 11월말경 2.8%~4.5% 평균 20bp 상승에 머물렀다.

또 ② 중기대출 (A은행 사례, 1년 만기, 80~85% 보증부대출, 중하위신용등급 기준)의 고정금리는 9월말경 3.23%∼3.43% → 11월말경 3.55%∼3.75%로 평균 32bp 상승했다.

금융위는 “최근 금리 상승분은 주로 시장금리 상승에 기인하고 일부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가산금리 상승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앞으로는=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금리의 급격한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대체로 평가한다. 당분간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금리에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선 반영되고 손절매도 일단락된 점이 감안된 해석이다.

다만 2017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횟수)와 재정정책 구체화 과정에서 국내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리상승이 이어지면=채권 및 대출 금리의 급등세가 유지될 경우 기업, 가계, 금융회사 등 국내 경제·금융 전반의 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의 경우 회사채·CP를 통한 신규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CD‧은행채와 연계된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도 상승한다.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설비투자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가계는 코픽스‧은행채‧CD 등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와 연계된 신규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기존 변동금리대출의 이자부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의 이자부담이 증가할 경우 서민 등 경제주체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소비여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회사는 금리상승이 장기적으로는 금융회사에 긍정적 측면(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예대마진 확대, 보험사 역마진 축소)도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보유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자산가치 하락, 금리 리스크 등으로 금융회사가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경우 여신운용이 엄격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리상승은 미국 금리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해 경제전반에 파급될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