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인에게 인적 네트워크는 자산 중의 자산이다. 흔히들 대한민국은 좁아서 몇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처음 만난 사람도 고향이나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레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어디서 태어나 자랐는지, 무슨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는지 물으면 내가 아는 누군가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게다가 남자에게는 군대라는 거대 조직이 있다. 군대 이야기만 시작하면 신나서 떠들어대는 남자들이 있는가 하면, 치 떨리는 기억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힘든 시절을 함께 겪은 군대 동기는 훌륭한 인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사병이었든, 장교였든간에 군대라는 공통분모가 생기면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깨동무를 하거나 '형님 아우'하며 말을 틀 수 있는 건 군대 인맥의 힘이다.
이같은 좋은 인적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려면 우선 주변 사람들을 잘 관리해야 된다. 모르는 사람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영업인이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을 나 몰라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일 군대 인맥과 그동안 담 쌓고 살았다면 지금이라도 연락처를 정리하고 안부 인사라도 가볍게 나누자. 30대 40대 인맥 중에는 오피니언 리더가 되어 활약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영업을 해본 사람들은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자신만의 인적 네트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는 살아오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나의 인적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만나진 못했어도 같은 경험을 가졌다면 그 또한 나의 든든한 영업 지원군이다. 그래서 고향, 학교, 군대 등에서 쌓은 인연들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휴대 전화번호나 이메일 등의 연락처 정리는 기본이고, 연하장을 보내거나 안부를 묻는 문자로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나의 인적 네트워크는 아주 잘 형성되어 있으며, 영업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자, 세상 인연 중에 버릴 사람이 있을 것 같은가. 유능한 영업인이라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원수도 친구 맺을 수완이 있어야 한다. 남들이 손가락질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웬만해서는 사람과 척지는 일이 없다. 가끔은 이해 안 되는 일을 저지른 사람도 받아들일 때가 있는데, 세상에 버릴 사람은 없다는 내 소신 때문이다. “저 사람과 가까이하지 마라.” 이 말은 영업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인적 네트워크에는 이름을 많이 올릴수록 유용함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인적 네트워크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 될수록 많이 만나고, 한 번 만난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게 답이다. 가만히 있는데 저절로 인적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내 경우에는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 폭넓은 인연을 만들어 관리하는 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적 네트워크 중에는 내가 찾아가서 만난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나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관계는 줄기차게 만나거나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유지된다. 그래서 나는 어떤 모임이든 열심히 참가해서 내 존재를 알리고 있다. 다행히도 요즘엔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통할 방법이 많아서 예전보다 시간도 덜 뺏길 뿐만 아니라 한결 편해졌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모임에 참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간혹 영업인들 중에서 온라인 활동만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 인맥 모두 중요하다. 때론 얼굴 보며 이야기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에 들어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고향, 학교 등의 기본적인 내용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누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ROTC 출신이라면 전역 후 어느 회사에 들어갔는지 등을 알고 있어야 영업할 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상담 중에 자연스레 연결고리를 찾는거지, 특별한 의도를 갖고 말하는 건 오히려 오해를 부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영업인에게 인적 네트워크는 바이어와 벤더사라는 껄끄러운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양념 같은 존재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만일 누군가의 휴대전화에 100명, 200명 정도의 연락처가 들어 있다면 “아는 사람 많네”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업인의 휴대전화라면 그 정도 숫자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영업인은 인적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때 휴대전화 연락처에는 플러스(＋)만 있을 뿐 마이너스(－)는 절대 안 된다. “저는 한 번씩 휴대전화를 꺼내 쓸데없는 번호를 지워요. 새로운 번호를 입력하려면 용량이 초과되기 전에 비워야죠.” 이 말은 영업인에게는 해당되지 않음을 기억하자. 싫은 사람도 품고 갈 수 있어야 영업 현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명심하자. 인적 네트워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내 사람을 늘려갈 때 영업의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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