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실적] (단위: 억$), 자료:해외건설협회
수주텃밭 중동 수주 80% 감소…유가와 정쟁 탓?
중동건설시장 규모 2015년 7% 감소, 올해부터는 성장세 전환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실적이 지난 5년 사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가하락과 중동지역 정쟁으로 중동국가의 발주가 줄었기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그것 보다는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건설사의 해외건설수주 규모는 2010년 716억달러를 정점으로 계속 줄고 있는데 특히 최근 3년 동안은 2014년 660억 달러에서 2015년 461억 달러로 그리고 올해엔 지난 11월까지 233억 달러로 감소폭이 점점 커지고있다.
주요 원인은 우리 건설수주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국가의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2010년 472억 달러로 해외수주의 66%를 차지하던 중동지역의 수주는 2014년 314억 달러, 2015년 165억 달러로 감소하더니 올해에는 11월까지 91억 달러로 100억달러에도 못미쳤다.
[해외건설수주 지역별 추이 (단위:억$) 자료:해외건설협회
이러한 중동지역 수주감소에 대해 그동안 업계에서는 유가하락과 시리아, 이라크의 정쟁때문이라고 설명해왔다. 지난해 배럴당 100달러였던 유가가 20달러 대로 급락하고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이 더욱 격렬해져 시리아와 이라크의 건설 발주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었다.
[중동건설시장 규모 현황 및 전망]
?(단위: 십억$) 자료: Global Construction Outlook
하지만 건설전문가들은 2015년 중동건설시장은 7% 감소하는데 그쳤으며 2016년부터는 다시 회복돼 2018년은 3100억 달러로 20%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전을 겪고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건설발주는 줄었지만, 중동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그동안 닫혀있던 이란 시장이 개방돼 전체 시장규모는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UAE와 쿠웨이트 처럼 비석유부문 비중이 높은 국가는 최근 석유화학 제품 호조세로 흑자폭이 크게 증가해 앞으로도 건설발주 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중국건설 세계 1위...자금ㆍ인건비ㆍ외교력 앞세워 중동, 아프리카 잠식
이렇게 중동건설시장은 커다란 변화가 없는데 유독 우리 건설만 수주 실적이 5분의 1로 감소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건설사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 250대 건설사의 매출과 경영실적을 분석하고 있는 미국 NTR은 지난해 국가별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면서 중국건설사들의 매출이 897억 달러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뒤를 이어 스페인 건설사들이 684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미국, 프랑스에 이어 한국 건설사가 371억 달러로 5위에 랭크됐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값 싼 인건비를 무기로 세계시장에 나오던 중국 건설사가 최근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오랜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ㆍ아프리카 국가와 화교들이 지배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서는 외교력에서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년전부터 조선산업과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중국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세계시장에서 저가물량 공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인데 건설업계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우리가 자신하고 있던 플랜트건설에서도 중국과 기술격차가 0.3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건설사들의 시장다각화, 기술개발, 원가절감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차원의 금융지원과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앞으로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