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구매 주체가 법인으로 된 차량의 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인 35%대까지 내려갔다.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용으로 등록한 뒤 사주 등이 사적으로 사용해온 잘못된 관행을 규제하는 법이 올해부터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20만5천162대 중 법인차는 35.8%인 7만3천421대였다. 이 같은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6%와 비교해 3.8%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수입차 중 법인차 비율은 6년 전인 2010년에는 49.8%에 달했다. 신규 판매된 수입차 2대 중 1대가 법인차였던 셈이다.
이후 수입차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고, 올해 들어서는 사상 최저인 35%대까지 내려앉았다.
정부가 지난해 업무용 차량의 사적 사용을 방지하고 공평 과세를 실현한다는 방침 아래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자동차 업계의 분석이다.
개정법은 개인 사업자 명의로 업무용 차를 구매할 경우 연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입비 상한선을 최대 800만원으로 제한했다. 또 구입비와 유지비를 합쳐 1천만원 이상을 비용으로 인정받으려면 운행일지를 작성해 입증하도록 했다.
이전에 5년에 걸쳐 업무용 차 구입비 전액을 비용으로 인정받고, 연간 유지비도 제한 없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업무용 차에 대한 과세가 크게 강화된 것이다.
이와 함께 1천만원 초과분에 대한 경비 처리를 위해서는 운행일지를 작성한 후 관할세무서에 제출하도록 한 부분도 수입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구매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법 개정 효과로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 기준 수입차 업체들의 법인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만3천507대 줄었다.
브랜드별로는 디젤 게이트 등으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아우디의 법인차 감소량이 5천881대로 가장 많았고, 폴크스바겐도 2천986대에 달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각각 3천53대와 1천708대 줄었다. 벤틀리는 지난해 1∼11월 311대가 법인용으로 팔렸으나 올해에는 절반 이하인 129대만이 법인용으로 판매됐다.
<표> 연도별 수입차중 법인차 판매 추이 (단위: 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