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논란이 됐던 당 윤리위원회 친박8인 인선을 무효화했다.
유승민 비대위원장 선임 놓고 친박-비박 갈등 고조
국조특위 이완영-이만희 위증 교사 논란…野 '사퇴-특검' 압박
새누리당의 앞날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으로 지속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불어 닥친 태풍으로 당내외 엄중한 현안이 겹겹이 쌓이고 있다.
친박의 세(勢)과시로 지난 16일 선출된 정우택 원내지도부로 인해 새누리당은 더욱 분당(分黨)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국정농단 부역자'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친박 강경파에 의해 올라선 정우택 원내사령탑은 첫 출발부터 엄중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전까지 당 대표 권한대행도 맡게 된 '정우택호(號)'가 과연 당내 통합을 이뤄낼지 의문이다.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친박계와 비주류 간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야당에서도 친박 원내지도부에 '거리 두기'를 하고 있어 야당과의 협의와 논의가 필요한 원내 업무마저 마비될 상황이다. 당내 문제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정우택, 윤리위 '친박 인선' 무효화…당내 화합 모색 = 우선 정 원내대표는 당내 화합을 위해 19일 친박-비박 간 갈등이 터졌던 윤리위원회 친박 인사 충원을 무효화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제 박맹우 사무총장을 통해 새로 임명된 8명에게 전화로 양해를 구하고 사직 의사를 받아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친박계와 비주류는 신경전을 끝없이 펼치고 있다. 비박계는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그에게 전권을 줄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당내 갈등 소지가 있는 인물은 안 된다"고 말했다.
□ '전권' 쥔 유승민 비대위원장? "당내 갈등 소지 인물 No" = 정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전날 '당 개혁의 전권을 준다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것과 관련, "일단 비대위원장에게 비교적 전권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제조건으로 "새 비대위원장은 당의 분열과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 "같이 갈 수 있는 인사가 추천됐으면 한다"며 "또 우리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추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박계가 친박 강경파의 탈당 및 청산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한 제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박계는 정 원내대표의 선출로 집단 탈당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앞서 김무성 전 대표가 "탈당 외에 길이 안 보인다"고 밝힌 바 있으나 최소한 원내교섭단체(20명)를 구성할 정도의 인원이어야 탈당의 의미가 있다. 이에 전권행사를 할 수 있는 유승민 비대위원장 선임 여부에 따라 비박계 집단탈당은 가시화될 전망이다.
□ 유승민, 비대위원장 전권 위임 안 될 경우 '분당' 가시화 = 비박계의 탈당압박을 받고 있는 유 의원은 그동안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며 "당내에서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때문에 전권을 쥔 비대위원장에 선임이 되지 않을 경우, 중대 결단을 할 수 있다. 친박계는 유 의원의 비대위원장직은 '절대 안 된다'는 분위기여서 정 원내대표의 전권을 쥔 비대위원장으로서 유 의원에 힘을 싣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들이 민심을 보는 게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이 살려고 박근혜 대통령 하나 비호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며 "정우택 원내대표가 된 게 그 때문인데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겠나. 당의 앞날이 암담하다"고 털어놨다.
이미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 등은 유 의원을 향해 탈당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남 지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성조차 하지 않고 정치 생명 연장만을 목표로 하는 친박이 주류인 구조에서 새누리당 해체와 인적 청산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을 유 의원은 정녕 모르느냐"고 했다. 김 의원 역시 '유승민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아수라장이 된 새누리당을 떠나 함께 보수의 새로운 중심, 신당을 만들자"고 압박했다.
□ 야3당 '친박 정우택 원내지도부'와 냉각기 = 또한 정우택 원내지도부의 리더십은 야당과의 협의에서도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정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박근혜-최순실 부역자'로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는 촛불 민심과 괴리된 결과라고 비난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야3당은 당분간 친박 정 원내지도부를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찾아갔지만 야3당 모두에게 '퇴짜'를 맞았다.
□ 이완영-이만희 위증 교사 논란, 정우택 원내지도부 첫 시험대…野 압박 = 특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 국정조사특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과 위원인 이만희 의원이 증인들의 허위 증언 공모를 한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다.
이완영 의원은 4차 청문회 증인이었던 K스포츠재단 정동춘 이사장과 국정조사 허위 증언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만희 의원은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유 모 씨를 청문회 전에 만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두 의원이 이들을 각각 만나 태블릿 PC의 절도 조작과 최순실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논의를 했다는 의혹이다. 두 의원은 사실 무근이라고 하지만 야당은 즉각적으로 위원직 사퇴와 나아가 특검 수사까지 압박하고 있다.
앞서 이완영 의원은 '여당 간사직' 사퇴를 밝힌 바 있어 이 모든 것을 정우택 원내지도부가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더민주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당장 특위 위원직에서 물러나 최순실 부역자들과 함께 의혹에 대해서 엄중한 법의 심판대에 서야한다"며 "새누리당에 재차 경고한다. 더 이상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바라는 국민의 민심과 시대적 소명에 역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들은 새누리당 공동정범들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역자들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며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특검은 새누리당 이완영, 이만희 의원의 국정조사 위증공모혐의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야당 관계자는 "친박 등을 타고 원내대표가 됐는데 야당과 협상이 잘 될 리가 있겠느냐"며 "새누리당은 여전히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아직도 박 대통령 비호만 생각한다. 이완영, 이만희 의원의 국조특위 위원 사퇴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