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분당(分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주류 의원 모임이 20일 본격적으로 집단탈당을 위한 작업을 구체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비주류 의원모임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21일 오전 7시 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탈당 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비주류 의원들은 오찬 모임을 통해 집단탈당의 뜻을 함께 했다.
황 의원은 이날 모임 결과에 대해 "지금까지 당내에서의 쇄신과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인내하며 노력해왔으나 이 모든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며 "이제는 결단을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제안도 오늘 의총 결과로 봤을 때 거부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더 이상 친박의 불분명한 입장과 시간끌기로 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본다.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에 적극적으로 돌입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박계는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승민 비대위원장 체제를 요구했지만 친박계는 '친박 인적 청산'을 우려해 강력 거부했다.
비주류의 집단탈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할 수 있는 20석 이상이 관건이다. 비주류 측은 최소 20명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분당을 할 경우, 현재 3당 체제는 4당 체제로 변화한다. 비박 신당이 국민의당 의석수인 38석을 뛰어넘을 경우 원내 3당으로 올라선다.
비주류의 집단탈당 예고에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의원은 이날 비주류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주류계를 향해 "4월 퇴진-6월 대선 당론을 (비주류가) 뒤집었다.이것은 역사에 크게 과오로 지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당론을 뒤집어버려서 우리 새누리당이 이런 (분당)과정까지 온 것"이라고 분당의 탓을 비주류에게 돌렸다.
서 의원은 "친박 했던 사람이 최순실의 남자로 몰리고, 그렇게 당내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그 사람들이 투사가 되고 있다"며 "언론에 (최순실 사태가) 터지니까 투사가 된 것처럼, 개혁의 아이콘처럼 그렇게 해서 당내 분란을 조장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누구도 최순실이 문제가 있다고 당 공식석상이라든가 사석에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그런데 최순실의 남자로 찍어서 '5적'이니, '6적'이니, '10적'이니 언론에 흘리면서 당을 깨뜨리려고 하고, 비상시국위를 만들어 (당을) 두 쪽, 세 쪽을 만들고 말이야"라고 거듭 힐난했다.
서 의원은 "이제 와서 탈당 수순을 밟으려고 하는 문제, 그런식으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며 "탈당하든 분당하든 그건 모른다. 분당은 무슨 분당이냐. 탈당해서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분당. 뭐 그런 거 한두 번 봤나. 나갈 사람 나가고 남아있는 사람은 남아 있으면 되는 거지"라고도 했다.
